부산 슬레이트지붕 주택 여전 2만동↑…무허건물 많아 철거 난항

기사등록 2026/03/12 15:14:50

슬레이트 지붕 무허가 건축물 46%나 돼

"소유자 불분명 많고 지원사업 참여율도 낮아"

[부산=뉴시스] 슬레이트 지붕 철거 전후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부산시가 지난 2012년부터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처리 비용을 지원하며 2033년까지 '주택 슬레이트 제로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여전히 2만1800여 동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중 무허가 건축물이 전체의 46%를 차지하면서 철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부산시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슬레이트 건축물은 총 2만5628동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택이 2만1846동으로 전체의 85.2%를 차지했고, 기타(7.0%), 창고(4.3%), 공장(2.8%), 축사(0.7%)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슬레이트 중에 건축물대장이 없어 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무허가 건축물은 1만154동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슬레이트 주택의 상당수가 무허가 건축물이고 소유자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면서 "지붕 개량 과정에서 단속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지원사업에 참여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지자체도 비슷하다. 기후부에 따르면 무허가 건축물의 경우 토지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가 많고 지자체 별로 실제 소유자 확인 기준도 다르다. 토지 소유자는 토지대장 열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점유자 확인은 거주 여부와 소유관계를 따져 관련 여러 서류를 조회하는 등 행정 절차가 복잡하다.

[임실=뉴시스] 임실군의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에 의해 낡은 주택의 슬레이트 지붕이 철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슬레이트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석면을 10~15%가량 함유한 건축자재로, 1960~1970년대 지붕재로 대량 보급돼 현재 내구연한 약 30년이 지나 대부분 노후화됐다. 손상될 경우 석면 가루가 공기 중으로 퍼져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어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국비와 지방비를 들여 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 사업을 진행, 단계적으로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2012년부터 슬레이트 철거 및 처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 가구에는 최대 700만원을,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는 철거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그 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4년간 부산 지역에서 철거된 슬레이트 지붕은 총 1만4005동이다.

다만 부산의 철거 지원 사업 참여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부산시 관계자는 "슬레이트가 남아 있는 곳은 노년층 거주 비율이 높아 사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거나 참여 의지가 부족하다는 현장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슬레이트 건축물 통계 역시 현장 확인 등 수작업 조사에 의존해 집계되는 만큼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슬레이트 건축물 현황을 정확히 집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태조사 인력 부족 등으로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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