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CEO "호르무즈 봉쇄 지속 땐 석유시장 재앙" 경고

기사등록 2026/03/11 09:42:10

유조선 통항 하루 100척→한 자릿수 급감

IEA 역대 최대 비축유 방출 검토

[제다(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중동 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재앙적 결과"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 3월2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아람코 석유 시설 노스 제다 벌크 공장에 저장 탱크가 보이고 있다. 2026.03.1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중동 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재앙적 결과"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도 공급 차질을 겪은 바 있지만, 이번 사태는 중동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최대 위기"라며, "공급 차질이 계속된다면 세계 석유 시장에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되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한 후, 선박 수는 하루 평균 100여 척에서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유통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에 아람코는 페르시아만에서 직접 원유를 선적하는 대신, 동서 파이프라인을 가동해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비상 책을 논의 중이다.

아람코는 며칠 내 파이프라인 운송량을 하루 최대 700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중 500만 배럴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데, 이는 사우디 평시 수출량의 약 70%에 해당한다.

나세르 CEO는 아람코가 현재 걸프 지역 외부에서 보관된 비축분을 활용해 고객 수요를 충족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장기간 버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급 불확실성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매우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공포를 달랬기 때문이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보다 11% 급락해 마감했다. WTI 선물 종가 역시 배럴당 83.45달러로 11.9% 하락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제안했다. 이번 방출 규모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IEA 회원국들이 두 차례에 걸쳐 시장에 공급했던 1억8200만 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IEA 회원국들은 현재 약 12억 배럴의 공공 비축유와 6억 배럴의 의무 상업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약 124일을 버틸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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