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3일·카카오 26일 주총…관전 포인트는
"이제는 AI로 돈 벌 때" 네이버·카카오, 주총서 'AI 엔진' 재점화 선언
보릿고개 넘는 국민 IT주…네이버·카카오, 3월 주총서 '성장 공식' 보여줄까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하순 잇달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네이버는 23일 오전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카카오는 26일 오전10시 본사인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양사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를 이번 주총에서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 재무 전문가 전면 배치…신사업 투자 속도낸다
네이버 주총의 키워드는 재무 강화와 투명 경영이다.
네이버는 이번 주총에서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최근 피지컬 AI(인공지능)와 핀테크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사업에서 인수합병(M&A)과 투자 결정을 더 빠르고 정교하게 진행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네이버는 현재 올해 6월 최종 완료를 목표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20% 이상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 중이어서 양사 합병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상자산 규제 논의와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차원의 재무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김희철 CFO는 지난해 4월 재무총괄로 합류한 이후 회사의 재무 전략과 투자 관리 전반을 맡아왔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재무 책임자이자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네이버의 중장기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네이버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주총에 상정했다. 현재 80억원인 이사 보수 한도를 100억원으로 20억원 상향하는 내용이다. 2023년 기존 150억원이던 보수 한도를 80억원으로 낮췄지만, 최근 사업 확장과 경영 성과 등을 고려해 재조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한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배제를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이 오는 9월 시행되는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 정신아 카카오號 시즌2, 'AI 전문 기업'으로 체질 개선
26일 제주에서 주총을 여는 카카오는 '정예화된 조직'과 'AI 올인'을 선언한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달 정신아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정 대표의 임기는 2028년까지 연장된다. 정 대표는 2024년 취임 이후 그룹 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132개였던 계열사를 94개로 줄였다. 동시에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사회 구조는 슬림화 한다. 이사회 인원을 8명에서 6명으로 축소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재무·기술경영 전문가인 김영준 고려대 교수가 추천됐다.
카카오는 정관 사업 목적에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 등을 공식 추가한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넘어, AI를 모든 서비스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하는 셈이다.
◆"AI 비서로 돈 벌고, 책임 경영으로 주가 부양"
양사 주주총회 최대의 관전 포인트는 AI 수익화 전략과 책임경영 의지다.
네이버는 검색·쇼핑·지도 등에 AI를 적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별 특화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지난달 26일 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상품을 검색하면 AI가 제품 특징을 요약하고 이용자 리뷰도 분석한다.
상반기에는 통합검색에 'AI 탭'을 신설해, 자연어 질문에 맞춘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상황에 따라 음악 재생이나 식당 예약 등 관련 서비스도 제안한다.
카카오도 AI 에이전트 전략을 본격화한다. 카카오톡 안에서 검색과 예약, 결제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1분기 중 출시될 AI 비서 '카나나'를 카카오톡에 이식한다. 대화 맥락을 읽고 일정 관리와 예약을 돕는 '개인 맞춤형 비서'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추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책임 경영' 의지도 관전 포인트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카카오 정신아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은 최근 수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며 "주가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코스피 평균을 매번 하회한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코스피 폭락장에서 주가가 빠질 때는 더 빠지고 반등할 땐 찔끔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수치는 완벽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성장성에 목말라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발표될 AI 수익화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의 강도가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