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戰에 멈춰선 러우 종전 시계…중동으로 옮겨간 외교전

기사등록 2026/03/10 16:24:01 최종수정 2026/03/10 17:06:24

러우 중재하던 트럼프, 이란전쟁 직접 당사자로

美 외교 우선순위 바뀌어…미·러·우 협상 중단

푸틴, 휴전 중재 노력…우크라, 美 도와 드론 제공

[테헤란=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6.03.10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전 세계의 시선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한창 진행 중이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외교 시계가 멈춰 섰다.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자 이란 전쟁에 한 발씩 걸치면서 중동을 무대로 외교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10일 외신들을 종합하면 미국은 이란 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로, 외교 우선순위가 중동으로 급격히 쏠려 있다.

자연스럽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재했던 러우 협상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미·러·우 3자 협상은 당초 2월 말에서 3월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동력을 잃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직접 회담 등 주요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유럽도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키프로스와 영국 공군기지 등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전력 파견, 미군의 자국 군사기지 허용 여부, 유가 등 경제적 여파 대응책 마련 등으로 분주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파트너 국가들의 우선순위는 이란 상황"이라며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인정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제너럴 체리' 회사 창고에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DB)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외교전도 중동으로 옮겨간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 걸프 지역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긴장 완화와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여 통화하고 이란 전쟁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고 있다. 다만 군사적으로 북한과는 자동 개입 수준의 상호 방위를 체결한 반면 이란과는 전략적 협력 관계에 그쳤다는 점이 다르다.

러시아는 모른 척하기도, 그렇다고 적극 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 직접적으로 군사 개입할 경우 자칫 3차 대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자산의 위치 정보를 제공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지만 공식 확인은 거부하고 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변 걸프 국가들에 이란 공격 자제를 요청하며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푸틴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요르단에 요격 드론과 운용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중동 국가들에 군사 기술을 지원하며 미국을 돕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은 중동 정세가 악화하자 지난 5일 지원을 요청했고, 우리는 즉각 이를 수락해 다음 날 전문가 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중동 내 미군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핵심 안보 파트너임을 입증하면서 서방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4년이 넘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을 막기 위한 군사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는 이란 전쟁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르키우=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된 아파트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6.03.10.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전은 계속되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KI)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9일 "남부 전선에서 반격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며 "공중강습군 주력 공격 부대 한 곳에서만 285.6㎢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 동안 러시아군이 점령한 면적보다 더 넓은 영토를 되찾은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지상전을 펼쳤던 2024년 쿠르스크 전투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남부 전선을 따라 진행된 반격에서 총 435㎢를 해방했다"며 "방어 측면에서 일련의 중요한 조치를 취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격 작전도 전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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