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토부,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 검토·관리 제대로 안 해…무안 등 8개 공항에 설치"

기사등록 2026/03/10 12:00:00 최종수정 2026/03/10 13:44:34

"무안 등 8개 공항 14개 구조물 부러지기 어렵게 설치"

"매년 시설검사에서도 취약성 기준 만족…감시 부실"

국토부, 항공안전장애 발생시 사실조사 미실시 다수

"조류충돌 정보도 조종사에 제대로 제공 안 돼"

[무안=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지난해 1월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계단에 피해자와 유가족을 향한 추모 메시지가 놓여 있다. 2025.01.05.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지난 2024년 12월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관련 시설들을 취약성 기준에 미달하게 공항에 설치한 뒤 장기간 방치하는 등 부실하게 안전 관리를 해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은 10일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5~7월 감사를 실시해 항공안전에 취약한 30건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위법·부당 및 개선사항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징계·문책 3건, 주의 7건, 통보 18건, 모범 2건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종단안전구역 등의 종단경사로 높이차가 발생하자 무안 등 8개 공항, 14개소 로컬라이저를 규정과 달리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무안 2.4m)이나 기초구조물(제주 5.1m)로 돌출되게 잘못 설치했다.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 끝에서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에 활주로 중심선의 위치를 알려주는 항행안전시설로, 원활한 전파 송신을 위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아야 한다. 이에 따라 활주로 및 종단안전구역에 경사를 크게 주면 로컬라이저는 더 높게 설치하게 된다.

국토부는 일부 지방공항 건설시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 경사를 허용했다. 이 때 발생하는 활주로 최상단과의 높이 차는 둔덕을 쌓아 맞추게 됐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은 활주로는 종단경사가 0%로 평평해 둔덕(높이 4㎝)이 없다. 반면 무안공항은 활주로 0.2%, 종단안전구역 1%의 종단경사로 지면보다 높은 1.73m, 2.46m의 둔덕을 설치하고 내부에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콘크리트)를 설치했다.

국토부는 이처럼 높이 설치되는 로컬라이저에 대해 시공업체로 하여금 부러지기 쉽고 가능한 한 낮게 설치하도록 하는 등 감독 업무를 철저히 해야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무안공항 실시설계 당시인 1999년 10월 시공업체는 당초 제출했던 실시설계보고서와 달리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로 부러지지 않는 직사각 철근콘크리트 기둥 형태의 구조물을 지면에서 90㎝ 돌출되도록 설계한 설계도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취약성에 대한 검토 없이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더욱이 국토부는 시공업체가 제출한 종단 경사 기준 5%를 초과하게 흙으로 쌓은 언덕(둔덕) 등을 설치한다는 시공상세도에 대해서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후 국토부는 한국공항공사(KAC)로부터 둔덕에 대해 보완 요청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개선 없이 준공 처리했다.

이를 비롯해 감사 결과 무안공항 뿐 아니라 김해·여수·사천·광주·포항·제주·김포 등 8개 공항의 14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이 면밀한 구조 검토 없이 부러지기 쉽지 않은 구조로 설치·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에 대해 국토부는 매년 15개 공항을 대상으로 공항시설관리검사 또는 공항운영증명 정기검사를 수행하면서도 취약성 기준을 만족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에 대해 국토부는 2008년 이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실시한 공항운영증명 검사에서 종단경사도가 적절하고 설치 시설이 충격시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됐다고 사실과 달리 검사 결과를 작성해 종결했다.

이후 KAC는 무안 등 5개 공항의 7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않은 채 오히려 보강 설치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해 무안 등 5개 공항, 7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을 교체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이 중 여수공항의 경량철골 구조에 대해선 전문가 검토 없이 개선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국토부는 항공 안전 관련 시설 기준 운영도 부적정했다"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2009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을 참고해 로컬라이저 등 항행안전시설의 국내 기준을 제정했으나 면밀한 검토 없이 제정 3년 만에 폐지했다.

국토부는 항공기에 대해 해외 안전장비 기준을 국내에 반영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반영한다고 해도 기존에 도입된 항공기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항공기 사고 및 항공안전장애에 대해 관리·감독해야 하지만, 사실조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후속대책을 이행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국적항공사 항공기에 최다 장착된 CFM-56엔진의 고장·결함으로 발생한 항공안전장애 59건에 대해 국토부는 2건만 사실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조류충돌 위험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ICAO는 조류충돌 위험 평가시 조류 크기 및 군집도, 관측 일수 등을 감안하되 잠재적인 조류충돌 발생 가능성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데 공항 내부에서 포획·분산·충돌이 있었던 경우에만 평가 대상에 반영해왔다. 이에 따라 무안공항 참사 사고기가 충돌한 가창오리의 경우 당시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14개 공항은 3~10년 동안 조류활동정보를 항공정보간행물(AIP)에 현행화하지 않아 조종사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조종사에 조류활동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최근 1년간 10개 공항에 대해 현황을 점검한 결과 광주 등 3개 공항은 조류활동정보를 송출한 사례가 전무하고 김해, 대구, 사천 3개 공항은 접근관제소가 조류 관측을 할 수 없어 유의미한 조류활동정보를 수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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