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담화…"전쟁연습, 지역 안정 더욱 파괴"
'미국' '핵무력' 구체적으로 언급 안 해
전문가 "통상적 수준 이상의 원색 비난 자제"
김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FS연습을 "우리 국가의 주권 안전 영역을 가까이하고 벌리는 적대세력들의 군사력 시위놀음"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장은 "횡포무도한 국제 불량배들의 망동으로 말미암아 전지구적 안전구도가 급속히 붕괴되고 도처에서 전란이 일고 있는 엄중한 시각 한국에서 강행되고 있는 미한의 전쟁연습은 지역의 안정을 더더욱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무슨 대의명분을 세우든, 훈련요소가 어떻게 조정되든 우리의 문전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들이 야합하여 벌리는 고강도의 대규모 전쟁 실동 연습이라는 명명백백한 대결적 성격은 추호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장은 "최근 년간 핵요소를 동반하여 새로운 현대전쟁 교범과 방식들을 조선반도 실정에 맞게 응용, 숙달하기 위한 지휘 및 야외실기동 훈련들이 대폭 추가되면서 그 위험성이 증폭되고 있는 와중"이라며 "올해에도 정보전, 인공지능(AI) 기술과 같은 실전적이며 도발적인 군사 요소들이 더욱 보충되고 있는 것이 그에 대한 또 하나의 방증"이라고 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을 계기로 AI 등 첨단기술과 군사력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전쟁 양상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연합훈련의 현대화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은 "최근의 전지구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은 적수국가들이 자행하는 야전무력의 모든 군사적 준동에는 (중략) 비례성이 아닌 비상히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로 제압해야 한다는 것을 증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핵무력과 관련해 전쟁을 막는다는 수세적 성격인 '핵억제'에서 공세적 '선제 공격'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전지구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발발한 전쟁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부장은 담화 전체에서 북한의 '핵무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미한의 전쟁연습'이라고 명시했을 뿐, 미국 역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적수 국가들'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중동 사태를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월 말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미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만큼, 절제된 기조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장은 "우리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장 강력한 공격력이 제일로 믿음직한 억제력으로 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법칙이고 철리라고 이미 천명했다"며 "적들은 우리의 인내와 의지, 능력을 절대로 시험하려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어느 정도로 건드리는지, 무슨 놀음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우리는 압도적일 수밖에 없는 모든 가용한 특수 수단들을 포함한 파괴적인 힘의 장전으로, 그 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로써 국가와 지역안전의 전략적 위협들을 철통같이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적수들에게 우리의 전쟁 억제력과 그 치명성에 대한 표상을 끊임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담화에서 강조한 '파괴력'을 과시하기 위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동시에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뒀다는 점에서 당장 대응 차원의 무력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는 통상적 수준 이상의 호전성이나 원색적 비난은 자제했다"며 "미국발 정세 불확실성과 4월 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해 정세를 관리는 차원에서 대미 직접 비난은 자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담화는 지난달 노동당 9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차관급인 당 부부장에서 장관급인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나왔다.
김여정의 공식 직함은 의전, 문서 등 당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부장'이지만, 김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지속하며 앞으로도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지난 9일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연합훈련인 FS연습을 시작했다. FS연습은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연습 기간에 진행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워리어실드(WS)는 총 22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미는 다른 FTX는 연중 분산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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