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제도 시행 임박에 업계 술렁
로펌, 전담TF 출범…헌재 출신 영입 분주
"새로운 시장" VS "양극화 심해질 수도"
[서울=뉴시스]홍연우 이승주 이윤석 기자 =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이 임박하며 로펌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로펌들은 헌재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리는 등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 도입법)은 이르면 이번 주 공포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재판소원 도입법이 시행되면 법원의 확정판결도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로펌들은 헌재 출신 변호사들을 영입하고, TF를 구성하는 등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사법연수원 10기)·강일원(14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헌법소송팀에서 재판소원을 담당하기로 했다.
김앤장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제도라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어떻게 운용될지, 파생되는 법적 쟁점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4일 '헌법재판팀'을 출범했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역임한 김정원(19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헌법연구관 출신 지영철(17기)·강을환(21기)·진창수(21기)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특히 김 변호사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헌재에 재직하며 헌법재판의 법리와 실무에 능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광장의 헌법재판팀은 법제컨설팅팀, 기업자문팀, 금융팀, 조세관세팀 등 법인 내 다른 전문 인력 인재풀과 협업을 통해 헌법재판에 대응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출신 김경목(26기) 변호사가 총괄하는 TF를 꾸렸다. TF는 대법관 출신 차한성(7기)·이기택(14기) 변호사와 헌재 연구부장 출신 한위수(12기)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태평양은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재판소원 시행에 따른 실무상 쟁점을 담은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고객 초청 세미나와 기업 설명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대법관 출신 민일영(10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헌법소송팀이 재판소원에 대응할 예정이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김광재(34기) 변호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배호근(21기) 변호사도 헌법소송팀에 참여한다.
세종은 전날 재판소원 관련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 영입과 전담 대응팀 신설도 고려 중이다.
법무법인 율촌의 경우 지난달 헌재 헌법연구부장을 지낸 윤용섭(10기) 변호사를 주축으로 하는 10여 명 규모의 재판소원 TF를 꾸렸다. 국회 파견 판사를 역임한 권혁준(36기) 변호사가 실무를 이끌 예정이다.
율촌 관계자는 "헌재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 추가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우도 이달 초 대법관 출신 이인복(11기) 변호사를 필두로 한 재판소원 TF를 출범했다.
20명 규모의 TF에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사법정책실장을 지낸 이민걸(17기) 대표변호사, 기획총괄심의관·사법정책심의관·공보관을 지낸 이동근(22기) 대표변호사와 헌재 헌법연구관 경험이 있는 박상훈(16기)·이준상(23기)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화우는 재판소원과 관련 법인 전사 차원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LKB평산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대리인을 맡았던 장순욱(25기) 대표변호사를 그룹장으로 하는 '재판소원 TF그룹'을 꾸렸다.
법무법인 바른도 헌법연구관 출신 고일광(27기) 변호사가 이끄는 재판소원 전문 대응팀을 출범했다. 법무법인 함백은 헌재 선임연구관 출신 김진욱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내세워 홍보에 나섰다.
로펌들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가운데, 변호사 업계에선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신중론이 동시에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헌법소원은 변호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경쟁이 격화하던 업계에 새로운 문이 열린 셈"이라고 반겼다.
또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전례 없는 제도라 아직 미지수인 부분이 많은 만큼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변호사들은 헌법 전문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려 할 수 있다"며 "동시에 헌재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고, 헌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들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 로펌 변호사는 "실제로 재판소원까지 갈만한 사건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고, 간다고 해도 인용되는 경우는 극소수일 것이다. 재판소원을 시행 중인 독일에서도 인용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에 체감될 정도의 변화를 불러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일각에선 경제력에 따른 소송 결과 차이가 더욱 심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지금도 비용 때문에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기회를 포기하는 의뢰인이 많다"며 "경제력에 따라 소송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손인혁 사무처장 주재로 이날 오후 2시 간담회를 열어 재판소원 도입 관련 설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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