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경제학자 "AI, 인간 노동 대규모 대체 어려워…거품 꺼지면 경제 충격"

기사등록 2026/03/10 11:04:39
【다보스=AP/뉴시스】지난해 1월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2019.04.22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거품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AI 투자, 즉 'AI 거품'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며 "지난해 경제 성장의 약 3분의 1이 AI 관련 활동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거품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기술이 가까운 시일 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봤다. 그는 "시장은 AI 투자에 높은 수익률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이 기술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점과 경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일부 AI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독점할 수 있다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을 뿐, 실제 시장 환경은 훨씬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중국 기업들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경쟁이 심화하면 이익이 거의 남지 않을 수 있다"며 "AI 투자 열풍이 꺼질 경우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장기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정형화된 사무직 업무에는 AI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분야 그리고 배관공 등 블루칼라 직종은 대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교육 분야가 전체 노동력의 약 14%를 차지한다"며 "인공지능은 교사들이 더 나은 수업 계획을 세우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교사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해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교육에서는 인간 간 상호작용이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의료 분야의 비효율성 문제 역시 AI 기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의료 분야의 문제는 이권 추구, 경쟁 부족, 공공의료 체계 부재 등 정치·제도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AI가 이런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배관공과 같은 직종 역시 AI가 작업을 보조하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인간 노동 자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AI의 미래를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는 'IA(Intelligence Assisting·지능 보조)'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사회안전망과 재교육 프로그램, 정부의 정책 대응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AI 투자 거품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경우 'IA' 중심의 미래 역시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미래 사이의 전환기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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