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에너지·수출' 공들였는데…中 경제 직격탄 왜?

기사등록 2026/03/10 10:21:55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란산 원유 끊길 위기

주요 인프라 피격에 투자 자산 손실

[바쿠=신화/뉴시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란에서 대피한 중국인 18명이 1일 아제르바이잔 남부 국경인 아스타라 검문소에 도착해 바쿠행 버스를 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026.03.1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중동 지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중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가 급등과 물류 마비, 투자 자산 훼손이라는 삼중 악재가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중동의 석유와 가스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으로부터 저렴한 원유를 확보해 왔다. 중국이 해상으로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동산이며, 이중 약 13%(2025년 기준)가 이란산이다. 공급망이 끊길 경우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등 상대적으로 비싼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타개하기 위해 중동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중동은 중국 자동차와 철강의 핵심 수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주변 국가들의 중국산 철강 수요는 두 배로 늘었고, 지난해 중국의 대중동 수출 증가율은 전 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대중동 투자도 빠르게 늘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의 직접 투자 규모는 89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항구, 선박, 송유관, 데이터센터 등 중동 전역의 주요 인프라가 공격을 받으면서, 중국 자본이 투입된 프로젝트들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실제로 지난주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이 지분을 보유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공격을 받는 등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중동에 진출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들은 두바이에 거점을 두고 사업을 확대해 왔다. 중국 IT기업 바이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운영하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중단했고, 중국 음식 배달 플랫폼 키타도 서비스 중단 또는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이란에서 중국인 1명이 사망했으며, 3000명 이상의 자국민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비판하며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분쟁이 확대되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란, 오만,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UAE 외교장관들과 잇따라 통화했다. 하지만 중국 해운사 코스코(COSCO)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 예약을 중단하면서, 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행량은 급감한 상태다.

한편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일부 중국 기업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기도 한다.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장하이양은 최근 미국 기업과 경영진들이 중동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철수하려는 동기는 중국 기업보다 미국 기업이 훨씬 더 강하다"며 서방 자본이 빠져나간 자리를 중국이 채울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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