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들, 남겨진 동물들'…전쟁통에 두바이 동물 유기·안락사 급증

기사등록 2026/03/10 09:38:59 최종수정 2026/03/10 09: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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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두바이를 비롯한 걸프 지역을 떠나려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두바이를 떠나는 외국인들이 서둘러 걸프 지역을 빠져나가면서 반려동물을 거리나 구조센터 앞에 두고 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의사들은 "이 지역에 발이 묶여 있던 수천 명의 영국인이 귀국을 서두르면서 반려동물 안락사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려견 입양 단체 'K9 프렌즈 두바이'(K9 Friends Dubai)는 "반려견을 두고 떠나려는 보호자들의 요청과 버려진 강아지 관련 전화가 쏟아져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단체들은 가능한 보호시설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버려진 반려동물 관련 온라인 게시글이 수백 건씩 올라오면서 사실상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수의사들은 이주 비용이나 행정 절차를 감당하고 싶지 않다는 보호자들의 요청으로 건강한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두바이에 거주하며 여러 동물단체와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클레어 홉킨스는 "두바이에서 모금 활동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조차 허용되지 않아 관련 단체들이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지역에서 '식스 하운즈'(Six Hounds) 동물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안소 스탠더는 "버려진 고양이와 개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하루에만 27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동물을 받아주지 못하면 그냥 두고 떠나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며 "심지어 고양이 20마리를 키우던 사람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스탠더는 "아랍에미리트와 오만 사이 사막에서 개 두 마리가 총에 맞아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동물들은 조용히 고통을 겪고, 혼란 속에서 소외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야외 고양이 보호시설과 직원 인건비, 사료, 수의 치료비 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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