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필리핀을 ‘아시아의 이스라엘’ 삼은 美 대중 도발 막아야”
이란 공습 본 중국군 5대 교훈 전파…첫째는 ‘내부 적이 최대 위협’
美 도발 비난에 “대만해협·남중국해의 中, 명백한 반대 증거들 존재” 지적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까지 제거하는 갑작스럽고 맹렬한 공격은 중국과 시진핑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을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 이란 사태는 미국의 군사적 적대 행위에 대해 강경책이 최고라고 지금까지 국민에게 경고해 왔던 자신의 세계관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을 억제하고 중국이 원하는 조건으로 평화를 보장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군대, 즉 ‘강철의 만리장성’ 건설을 장군들에게 지시해 온 것이 맞았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침략자에게는 그들이 알아듣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며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필요하고, 평화와 존경을 얻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2년 집권 이후 시 주석이 추구해 온 이같은 ‘맞불 작전’이 필요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에 대한 거리낌 없는 행보로 인해 여실히 증명됐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우방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최고지도자를 무력으로 제거한 것은 미국이 여전히 중국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는 인식을 재확인시켜 주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홍콩중문대 선전 캠퍼스의 정치학자 정융녠(鄭永年) 교수는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을 이란과의 전쟁 발발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 같은 지정학적 경쟁국들을 ‘아시아의 이스라엘’로 삼아 중국에 도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군부는 3일 SNS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서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교훈’을 올린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국방부가 X(옛 트위터)에 올린 5가지 교훈의 첫 번째는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내부의 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외국 스파이 활동과 정부 전복을 위한 ‘색깔 혁명을 선동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오랜 두려움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번 미국의 공습은 오랜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것이었으나 하메네이가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가족들과 함께 살해된 데는 내부적인 조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분석이 많다.
시 주석은 이러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무자비한 보안 체계를 구축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CIA는 중국 군 내부에 스파이를 포섭하기 위한 새로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군의 또 다른 교훈은 평화에 대한 안일한 믿음이라는 오판, 우월한 무력에 대한 냉정한 현실 파악, 승리의 환상에 빠지지 말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협상 중 폭탄을 투하한 것처럼 미국과 협상에 돌입한다고 안도감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가 외교는 주권 국가간의 동등한 토론의 장이 아니라 지배적인 강대국의 변덕에 좌우되는 도구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군장교 출신 군사분석가 쑹중핑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얻어야 할 교훈은 매우 간단하다”며 “적들이 규칙을 지킬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예고 없이 공격할 수 있으며, 게임과 전쟁의 규칙을 모두 무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발표를 연기해 화해의 제스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 주석은 군사력 증강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 ‘아스달 어드바이저리’의 커스틴 아스달은 “중국의 관점에서 미국은 자신들의 행동을 평화 추구로 포장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지배나 봉쇄를 통한 평화를 제안하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미국과 대비해 자신이 세계 안정을 옹호하는 평화로운 국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하지만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는 명백한 반대 증거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국제협력이해연구소 왕둥 소장은 “중국에게 있어 힘은 자위와 안정을 위한 것이지 팽창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미국이 공격에 대해 “미국 주도의 질서가 쇠퇴해가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방 분석가들은 중국 역시 해외에 더 큰 군사적 주둔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해외 분쟁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랜드연구소 중국연구센터 소장 주드 블랑셰트는 “중국은 모든 강대국을 끌어당기는 견인력과 같은 힘을 느껴 자국 영토에서 더 멀리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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