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100달러 돌파…유류비 상승세 지속
"내연기관 대비 연간 유지비 최대 129만원 절감"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타이밍에 전기차로 바꾸든지 해야겠어요." (서울의 한 시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오일쇼크'로 기름 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유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45.73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 고급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2150.57원이며 자동차용 경유는 1967.19원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자동차 기름 값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원유 수송이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충격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휘발유 가격 리터당 2000원을 기준으로 유종별 월평균 연료비를 분석한 결과,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비 격차는 약 10만원 이상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차량(연비 12㎞/L)이 월 16만7000원을 지출할 때, 환경부 급속 충전기(347.2원)를 이용하는 전기차는 6만9000원, 일반 완속(295원) 충전 시에는 5만9000원이다.
급속 기준으로는 9만8000원, 완속 기준 10만8000원 싼 수준이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유지비를 약 117만원에서 최대 129만원까지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다른 유종의 경우 월 1000㎞를 주행시 하이브리드 SUV(연비 16㎞/L)는 월 12만5000원,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연비 21㎞/L)은 9만5000원이다. 수소차는 10만8000원이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위축됐던 전기차 시장에 반전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업계는 고유가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시선이 다시 친환경 모빌리티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 인하 및 할인 프로모션을 잇따라 진행해 소비자들의 초기 구매 비용 부담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는 이달 계약 후 4월 내 출고 고객에게 아이오닉5·6·9,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에 100만원 할인 제공을 하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EX30 코어 트림의 가격을 761만원 내렸고,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말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최대 940만원 인하했다.
이 중 볼보코리아의 EX30은 최근 일주일 새 1000대의 계약이 추가로 체결됐다. 특히 비교적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의 계약이 주를 이뤘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EX30이 최근 일주일 새 1000대의 계약이 추가로 이뤄졌다"며 "가격 인하와 더불어 최근의 고유가 상황도 고객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 고객의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고, 여성들의 계약이 많은 편인 점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단기적으로 전기차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일반 내연기관차는 유류비에 대한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단기적으로 전기차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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