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계열사 부당지원' 과징금 40억→29억 확정

기사등록 2026/03/09 06:00:00 최종수정 2026/03/09 15:38:06

대법원, 상고 기각…과징금 약 13억원 취소 확정

"계열사 대표 무상 겸직 부당성, 공정위가 증명해야"

부동산 계약금 자금 대여 행위도 부당 지원 아냐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이랜드월드'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부과받았던 40억원대 과징금이 대법원에서 약 29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기한 혐의 중 상당 부분이 증거가 부족하거나 부당 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1월 29일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총 40억7900만원의 과징금 중 12억900만원은 최종 취소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2년 4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에 변칙적인 방식으로 자금과 인력을 지원했다며 이랜드리테일에 20억6000만원, 이랜드월드에 20억1900만원 등 총 40억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여했다.

공정위는 이랜드리테일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위기에 빠진 이랜드월드가 시장 지위를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자금 등을 지원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랜드리테일이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이랜드월드를 지원한 행위를 문제 삼았다.

2016년 12월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부동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으로 560억원을 지급하고, 6개월 후 계약을 해지해 계약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무상 대여한 행위, 2014년 7월 'SPAO' 브랜드를 이랜드월드에 이전했으나, 자산 양도대금 511억원을 3년 가까이 분할 상환하도록 유예하며 지연 이자를 수령하지 않은 행위, 2013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를 겸임한 김모씨의 인건비를 대신 지급한 행위 등이다.

재판의 쟁점은 이랜드리테일이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김씨의 급여 전액을 부담한 행위가 부당 인력지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앞서 공정위는 대표이사의 직무가 회사 업무 전체를 포괄하기 때문에 겸임 사실만으로도 김씨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모두를 위해 근로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당한 인력지원행위여부는 처분청인 공정위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이랜드월드 대표를 겸임한 약 2년 4개월 동안 이랜드월드에서 전자결재를 한 횟수가 13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랜드리테일이 김씨로 하여금 이랜드월드에 실제 근로를 제공하게 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단순히 보수를 주지 않고 대표직을 맡긴 것만으로는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함께 제기됐던 부동산 매매 계약을 통한 자금 지원 행위도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 소유 부동산을 사기로 했다가 취소하며 계약금을 돌려받은 행위가 이랜드월드에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의류 브랜드 SPAO 관련 자산을 양도하며 대금 약 511억 원을 3년 가까이 늦게 받고 지연이자를 면제해 준 행위는 부당 지원으로 인정됐다. 대법원은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던 이랜드월드가 이를 통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으며, 이는 시장의 공정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원심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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