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일본 교역되던 붉은빛 나무
불상·대형 가구 등에 사용되던 교역품
25~27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서 공개
14세기 동아시아 해상 교역 실상 조명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700년 전 신안 앞바다에 난파된 배에 실렸던 자단목(紫檀木) 1000여 점이 한국 수중발굴 50주년을 맞아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한국수중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에 앞서, 핵심 전시품 '신안선 출수 자단목' 1000여 점을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연구소 강당에서 사전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원나라 시기 무역선으로, 전라남도 신안 해역에서 침몰한 뒤 1976년 발굴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발굴은 국내에서 이뤄진 최초의 본격적인 해양유산 조사로 평가된다.
당시 신안선에서는 도자기, 동전, 향신료, 목재 등 교역품을 포함해 2만4000여 점의 유물이 출수됐다. 이 유물들은 14세기 동아시아 해상 교역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가운데 자단목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생산되는 목재로 나무결이 단단하고 붉은 빛을 띤다.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유통되던 교역품으로, 큰 자단목은 불상이나 대형 가구 제작에, 작은 자단목은 향이나 의례 도구 제작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자단목에는 문자와 기호, 절단과 가공 흔적 등이 남아 있어 물품 관리 방식이나 유통 체계, 목적지 등을 추정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사전 공개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자단목 형태와 표면 흔적을 관찰하며 유물을 통해 당시 해상 교역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다.
참가 신청은 9일부터 13일까지 전자우편을 통해 접수하며 선착순으로 총 30명(하루 10명)을 모집한다.
연구소는 올해 신안선 출수 자단목 약 1000여 점을 대상으로 기록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고해상도 촬영과 정밀 실측, 3차원 데이터 구축을 통해 자단목 형태, 문양, 명문 등 원형 정보를 기록하고 이를 향후 학술 연구와 전시,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방침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사전 공개는 특별전 준비 과정 일부를 국민과 공유하는 '열린 연구 현장'의 의미도 있다"며 "신안선 발굴 이후 50년간 축적된 수중고고학 연구 성과를 국민과 나누고 14세기 동아시아 해상 교역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수중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은 오는 9월 14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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