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30% 급증…3말4초, 거래 분수령

기사등록 2026/03/05 06:00:00

정부, 다주택자 매물 끌어내기 '총력전'

강남發 집값 하락 서울 전역으로 확산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매수 분수령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3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아파트 매물 시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0.06%)와 송파구(-0.03%), 서초구(-0.02%)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었던 지역이 가장 빨리 하락으로 돌아선 것인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이후 급매물이 쌓이고 호가도 수억원씩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6.03.0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집값 급등을 견인해온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2년 만에 나란히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기존 호가 대비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매입 시점을 늦추는 분위기다. 더 낮은 가격의 급매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거래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수급 지표도 균형 수준까지 내려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첫째 주(98.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 범위에서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79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5만5420건)과 비교해 약 29.5% 증가한 수치다. 거래는 줄고 매물은 쌓이면서 가격 조정 압력은 커지는 양상이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 문의조차 뜸하다"며 "가격이 더 낮아지면 연락을 달라는 매수 대기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대 변수는 오는 5월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다. 유예 조치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에서 다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더해 주택 수에 따라 최대 30%p(포인트)가 가산된다. 중과 유예 종료 전에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절세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보완책으로 임차인이 거주 중인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 유예해주기로 했다. 다만 다주택자가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약 3주가량 소요되는 토지거래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5월9일 이전 거래를 마치려면 현실적으로 4월 초에는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절세 목적의 막판 매물이 집중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시장 향방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세 부담 확대를 이유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잠김 현상'이 나타나면 단기적으로 공급이 줄어 가격 반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정부가 보유세 강화 등 추가 세제 개편 방침을 시사한 만큼 중장기 세 부담을 우려한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매물 증가가 이어지며 가격 조정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수요자는 집값 저점을 단정하지 말고, 성급하게 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강남3구와 용산구는 당분간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직전의 최고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라면 절세 매물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시장 저점을 단정하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토지거래허가제의 반사이익을 기대해 인근 지역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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