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ㅌㅌ 대통령"…李, SNS 소통 새 창구로 '틱톡' 택한 이유는

기사등록 2026/03/03 15:54:36 최종수정 2026/03/03 17:34:25

이재명 대통령, 청년·10대 겨냥 '틱톡 정치' 시동

10·20대 틱톡 이용률 30%대…청년 소통 창구로 급부상

트럼프·마크롱 등 글로벌 정상도 틱톡 활동…관가 확산 주목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jaemyung_lee'라는 이름의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3일 오후 2시 기준 팔로워 수는 가입 사흘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2026.03.03. (사진=이재명 대통령 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대통령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외에 틱톡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범위를 넓힌 건 숏폼 영상에 익숙한 10·20대 이용자 눈높이에 맞춰 국정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jaemyung_lee'라는 이름의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3일 오후 2시 기준 팔로워 수는 가입 사흘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8일 올린 첫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참모가 건넨 '틱톡 가입하기' 결재 서류에 직접 손가락으로 '가입'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카메라를 향해 '볼하트'와 '손하트'를 날리며 "팔로우, 좋아요, 댓글까지 아시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영상 설명란에는 "왔다 ㅌㅌ(틱톡) 대통령"이라는 문구도 담았다. 해당 영상은 현재 누적 조회수 250만회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싱가포르, 필리핀을 순차 순방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순방 현장에서 정상 간의 친밀한 모습이나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이색 장면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틱톡에 선보였다.

예를 들어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함께 싱가포르의 새해 전통 음식인 생선회 샐러드 '로헤이'를 높이 섞는 영상이 올라왔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높이 들어 올릴수록 더 큰 복이 온다는 의미를 담은 싱가포르의 독특한 명절 의식이다.

◆청년 소통 창구로 진화한 틱톡…세계 각국 정치인 잇달아 합류
[서울=뉴시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 현장에서 정상 간의 친밀한 모습이나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이색 장면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틱톡에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함께 싱가포르의 새해 전통 음식인 생선회 샐러드 '로헤이'를 높이 섞는 영상. 2026.03.03. (사진=이재명 대통령 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통령이 틱톡을 새 창구로 선택한 것은 청년층과 10대를 중심으로 미디어 이용 습관이 숏폼 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정 연령대에서 틱톡이 주류 플랫폼으로 안착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5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숏폼 이용률은 59.2%로 전년 대비 17.0%포인트 급증했다. 이 가운데 틱톡 이용률은 16.1%로 유튜브 쇼츠(64.9%)에 비해 전체 수치는 낮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틱톡 이용률은 높아진다. 19~29세의 틱톡 이용률은 30.0%에 달했지만 60대는 4.7%, 70대 이상은 2.7%에 머물렀다.

10대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틱톡 이용률은 35.3%로 성인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틱톡 계정에는 10대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 2일 올라온 싱가포르 순방 영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대통령님, 학교 안 가게 해주세요"였다. 이어 "개학을 한 달만 늦춰주시면 무엇이든지 하겠다", "등교까지 1시간 남았다. 살려달라" 등 친근한 호소가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백악관 틱톡 공식 계정. 2026.03.03. (사진=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정치권의 틱톡 활용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과거 틱톡이 중국계 기업이라며 데이터 보안 문제를 지적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개설된 백악관 공식 계정을 통해 적극 소통에 나서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지난해 12월 틱톡 활동을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공무원 기기에서 틱톡 사용 금지령을 깬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틱톡을 청년층 소통의 제1 창구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셀카 형식의 영상으로 정책을 직접 설명하며 현재 팔로워 수만 670만명에 달한다.

◆관가에도 부는 '숏폼 바람', 국회·부처도 틱톡 활동 이어지나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2일 설 연휴를 맞아 대변인실 사무관이 직접 출연해 '윤정아 챌린지'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주의 안내 영상을 게재했다. 2026.03.03.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의 틱톡 가입을 기점으로 국회와 정부 부처에도 '틱톡 바람'이 거세질지 주목된다. 이미 일부 부처에서는 최신 챌린지나 밈을 활용해 정책 소식을 전달하는 영상을 올리며 공무원 특유의 딱딱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2일 설 연휴를 맞아 대변인실 사무관이 직접 출연해 '윤정아 챌린지'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주의 안내 영상을 게재해 호응을 얻었다. 사무관은 밈을 따라하면서 공공기관 스미싱, "명절 선물 도착" 주소 확인을 요구하는 택배 사칭 등 명절에 기승을 부리는 범죄 수법을 재치있게 전달했다.

과기정통부는 '과밈반응'이라는 이름의 시리즈를 통해 복잡한 정책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며 청년층과의 소통 문턱을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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