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유치원, 현행 면적 기준 충족 못해
지원청의 '정원 감축' 명령에 소송 제기
원고 패소…法 "현행 시설 기준 지켜야"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유치원을 상속받으려고 할 때 관할 행정청이 현행법상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원 감축을 명령한 처분은 적법하단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최근 선친이 운영하던 유치원을 상속받으려는 자녀들이 서울특별시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유치원 설립자 변경인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원고인 자녀들은 아버지 재산을 공동 상속받는 과정에서 A유치원의 설립·경영자 지위 승계하기 위해 지원청에 설립변경인가를 신청했다.
그런데 지원청은 A유치원이 현행 법령상 원아 100명을 수용하기 위한 교사·교실 면적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정원을 기존 1000명에서 74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A유치원 설립 변경인가처분을 했다.
이에 자녀들은 유치원 설립·경영자 사망에 따른 상속을 원인으로 한 유치원 설립 변경인가절차에 유치원의 정원을 감축할 법령상 근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경영권을 승계받으며 새롭게 강화된 시설 기준을 갖춰야 하는지, 아니면 종전에 인가받은 유치원을 그대로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다퉜는데, 재판부는 현행 유치원 시설기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사립 유치원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강화된 유치원 시설기준을 설립·경영자 변경시부터 적용함으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이 그로 인한 경영자들의 불이익보다 더 우월하다"고 했다.
이어 "A유치원 최초 개원 시점으로부터 약 28년이 경과했는데, 그 사이에 유치원 취학연령 아동 수가 급감했고 과밀학급 해소 및 양질의 교육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인식전환이 발생했다"며 "1997년과 2017년 순차로 도입된 현행 유치원 교사·교실 면적 규정은 이러한 사회적 경제적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할 행정청이 정원감축 필요성을 지적하자 원고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의견서를 3차례나 제출하며 불응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며 "관할 행정청이 시정명령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정원감축을 명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시정의 기회가 부여됐는데도 원고들이 이를 거부했으며,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해야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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