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글로벌 OTT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 제작진이 순직 경찰관의 사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칼빵'이라는 은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운명전쟁49' 측은 24일 "'운명전쟁49'에 등장한 순직하신 분들을 추모하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상 무속인 출연자가 고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점사를 보던 중 부적절한 언어와 묘사가 등장한 부분에 대해서 순직하신 분들, 상처를 받으셨을 유가족분들, 동료분들 그리고 이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제작진은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전에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사죄드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방송 제작 전반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내부 검토 및 제작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운명전쟁49'는 49명의 운명술사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공개 이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직 공무원들의 죽음을 소재로 활용한 미션이 등장하면서 고인의 희생을 모독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 11일 공개된 2화에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사인을 추리하는 미션이 등장해 논란으로 번졌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구성에 대해 유족에 안내했으며 초상 사용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영웅을 기리는 다큐멘터리인 줄 알고 동의했으나, 실제로는 예능 소재로 쓰였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김 소방교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운명전쟁49'의 고인 모독 논란을 다룬 뉴스 영상에 "제작진이 일흔 넘은 언니를 허울 좋은 사탕발림 멘트로 속였다"며 "오빠의 숭고한 희생을 유희로 전락시킨 방송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유족에게 초상권 사용 동의를 받았다'는 어이없는 기자회견을 했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도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은 추리의 대상도, 경쟁의 소재도, 오락적 소비의 도구도 될 수 없다"며 제작진에게 책임 있는 설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에 제작진은 "촬영에 앞서 유가족께 본 프로그램이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드리고, 가족분의 서면 동의를 받아 초상, 성명, 생년월일시를 사용했다"며 "촬영 현장에선 고인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고 명복을 빌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가족과 친지들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에 대해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계속해서 설명해 드리고 오해도 풀어드리겠다. 많은 분의 지적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2004년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고(故)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한 무속인 출연자가 '칼빵'이라는 은어를 사용했고, MC 전현무가 이를 그대로 중계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순직 공무원의 희생을 저속한 은어로 비하하고 유희의 소재로 삼은 것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이는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전현무의 소속사 SM C&C는 "방송에서 사용된 일부 표현으로 인해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고인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