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관세 10%→15% 인상
철강·알루미늄도 50% 관세 부담
가전 원가 30~40% 원자재 비중
삼성·LG 생산지 재편 카드 검토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미국 정부가 고강도 관세 부과 의지를 연일 드러내면서 국내 가전 업계가 추가 충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자 이를 대체할 품목관세 압박이 강화하면, 철강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터무니없는 대법원 판결로 장난을 하고 싶은 국가는 최근 합의한 것보다 더 높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세는 이미 오래 전에 여러 형태로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근거해 새로운 방식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를 150일간 10%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고, 하루 뒤 이를 15%로 인상했다.
24일부터 실제로 10%의 글로벌 관세가 우선 발효됐으며, 추가 5% 인상 여부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이처럼 상호관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품목관세를 더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이미 50%의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은 원가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비중이 30~40%에 달한다.
품목관세가 높아질수록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익성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수요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전체 관세 부담이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품목관세보다 상호관세 영향이 더 컸던 만큼 직접적인 타격은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기업들은 생산지 최적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과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가동 중이다. 해당 지역 생산 비중을 확대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도와 베트남의 상호관세율이 각각 18%, 20%에서 15%로 낮아진 점도 변수다.
이들 국가에서 미국 수출용 가전 생산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1000억원 적자에 이어 손실 폭이 확대했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1090억원을 내며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최종 관세 정책 방향에 따라 원가와 생산 전략을 다시 조정할 것"이라며 "수익성 방어가 올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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