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장폐지 개혁방안' 발표…'다산다사' 코스닥 만든다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에 신설…시가총액 기준 상향도 속도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정부가 코스닥 부실기업 솎아내기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지난해부터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이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좀비기업' 퇴출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특히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상폐 요건에 추가되면서 올해 대략 150개 코스닥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장폐지 개혁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하기 위해 더 빠르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핵심으로 '다산다사(多産多死)'를 강조하고 있다.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고, 빈자리에 혁신·성장 기업을 채워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권 부위원장은 "부실기업이 연명할 경우 전반적인 시장신뢰를 저해한다"며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등 심각한 투자자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집중관리기간 운영,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절차 효율화 등 세 가지 측면의 개혁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요건으로는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정 조기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으로 신설 ▲완전자본잠식 요건 강화 ▲공시위반 기준 강화 등이 포함됐다.
권 부위원장은 "개혁방안에 따라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했던 50개보다 100여 개 늘어난 약 150개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동전주 상장폐지는 진작 했어야 하는데 늦은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제대로 기업을 보고, 좋은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권대영 부위원장과 일문일답이다.
-동전주 중에서 펀더멘털이 튼튼하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은 부담이 커지고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가가 낮지만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도 있을 수 있다.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유연한 제도를 만들 생각이다.
다만, 시가총액 낮거나 주가 수준이 액면가 미만으로 장기간 방치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기업들은 거래량도 많지 않은데, 일시에 거래가 몰려서 주가에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부실 상장 기업들은 정리하는 것이 시장 건전성이나 투자자 보호에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전주 퇴출 관련 기준이 미국 나스닥 보다도 강한 조치로 보인다.
"나스닥과 비교하면 강한 측면도 있고 약한 측면도 있다. 우리는 유예 기간이 90거래일 동안 45일 연속인데, 나스닥과 비교하면 좀 짧은 측면이 있어 우리가 그 부분은 강하다. 다만, 나스닥과 기계적으로 비교하기 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부실기업을 신속 조기에 정리하기 위해 외국 사례들을 참조해서 기준을 만들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도입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다."
-이번 개혁방안 중에서 매출 요건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매출액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단기간에 자구 노력으로 개선이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요건 강화로 상장폐지된 기업들이 주가를 회복해 재상장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나.
"당연히 마련돼 있다. 올해 1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 주식 장외시장 K-OTC가 있다. 거기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했다. 상장 폐지되더라도 K-OTC에서 6개월간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환금성을 제공하고, 기업이 다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요건이 되면 KOTC 정식 종목이 되고, 또 좋은 성과를 내면 다시 코스닥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가 마련돼 있다."
-시가총액 주기를 매년에서 매 반기로 앞당겼다. 작년에 개선안이 나올 때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주기를 정했는데, 이를 당겼을 때 업계 반발이 나오지 않을까.
"최근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요를 감안할 때 이 부분이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업들은 제대로 평가받고, 또 좋은 기업들은 또 들어오고 투자자들은 또 믿고 안심하게 투자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위해서는 개혁 속도를 좀 높일 필요가 있다는 고도의 정책적 판단이 있었다.
오늘 발표하지만 시행 시기는 7월 1일이다. 그 기간에 기업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설 이후 세부적인 기준들을 설계할 때 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업들과 소통할 생각이다."
-한국거래소 집중관리반은 어떤 일을 하나.
"집중관리반의 퇴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견 수렴 그리고 실질 심사 이후 점검 등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또 기업들로부터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제기도 집중관리반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법원 등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는데, 요건 강화로 지금보다 가처분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나.
"그동안 우리가 상장폐지를 주저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규정에 정해진 대로 신속하게 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최근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이 대부분 인용이 잘 안 된다. 법원에서는 대부분 기각을 한다. 다만, 올해 상장폐지가 3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해서 소통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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