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족쇄 채운 사이 쿠팡 몸집 불렸다…유통 규제의 역설

기사등록 2026/02/05 14:19:09

대형마트 규제에 영업시간 제한…쿠팡 새벽배송 등장

2024년 쿠팡Inc 연매출 41조…대형마트 판매액 넘어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1.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혜 이명동 기자 =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막아온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면서 해당 규제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그동안 전통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마트 영업시간을 규제하면서 오히려 새벽배송을 등에 업은 쿠팡 몸집만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전날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다룬 유통산업발전법 12조의2 개정을 논의했다.

해당 규제에서 전자상거래를 제외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대형마트는 2012년 도입된 해당 규제에 따라 영업시간이 제한됐으며 의무휴업일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14년간 대형마트의 발목이 묶인 사이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은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2024년에는 쿠팡의 연매출이 국내 대형마트 판매액을 넘어섰다. 쿠팡 매출액이 29% 급증한 반면 대형마트는 1% 성장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37조964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쿠팡 모회사 쿠팡Inc의 매출은 당시 환율 기준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쿠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법인의 2024년 매출(연결기준)은 38조2988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반면 전통시장의 매출 규모나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조사한 2024년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30조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전년 매출 28조7000억원보다 4.7%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쿠팡 본사의 모습. 2026.01.29. 20hwan@newsis.com

업계에서는 전통시장 구매 활성화를 목표로 도입된 규제가 결과적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특히 쿠팡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기여했다는 지적이 확산해왔다.

대형마트의 영업이 제한된 동안 쿠팡은 2014년 말 로켓배송을, 2018년 새벽배송 도입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외출 빈도가 감소하자 쿠팡은 로켓·새벽배송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쿠팡 한국법인의 매출액은 2019년 7조원대에서 2020년 약 14조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약 21조원을 기록하며 20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Inc의 매출은 2021년 22조2257억원, 2022년 26조591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쿠팡Inc는 2022년까지 영업손실을 냈으며 2023년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전통시장의 성장은 정체됐다.

전통시장의 연매출액은 2020년 25조1000억원, 2021년 25조3000억원, 2022년 25조300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점포 규제가 전통시장을 키우기보다 이커머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지적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8월 '유통산업 제도 개선을 위한 조사 및 연구' 보고서에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형마트의 가장 큰 대체제는 온라인 쇼핑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대체제로 온라인쇼핑몰을 택한 소비자가 40.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대규모점포 규제 당시 대형마트의 가장 큰 대체재를 전통상권으로 보고 규제 시 전통상권 보호효과를 기대했으나 유통산업 환경 변화로 인해 대형마트 대체재는 온라인 쇼핑몰로 변화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규모점포 규제로 인한 전통상권의 전환 효과는 실효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일 오전 서울의 한 차고지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2025.12.01.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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