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길 열리나…규제 풀어도 '탈팡'은 글쎄

기사등록 2026/02/05 14:00:08 최종수정 2026/02/05 14:33:34

전자상거래 영업시간 규제 일부 완화 추진

업계 "의무휴업 손질 없인 판 흔들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방문객이 고등어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0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기존 규제가 쿠팡의 몸집만 키웠다는 문제 의식에서 대형마트의 전자상거래 영업시간 규제 일부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에 대해 의무휴업일 지정과 심야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이 가운데 영업시간 외 전자상거래 활동을 일부 허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등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에 맞서려면 반쪽짜리 규제 완화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벽배송을 허용해도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점포 운영과 연계되지 않은 배송이 늘어날 경우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만 커지고, 매출 확대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에 배송만 허용하면 매장은 쉬는데 물류 인력만 출근해야 하는 구조"라며 "점포와 물류가 분리돼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의무휴업 규제 자체를 풀어야 오프라인 기반의 전체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본다.

새벽배송 경쟁은 쿠팡이 강점을 가진 영역인 만큼,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서 벗어나 점포 영업과 온라인 주문을 동반해야 온·오프라인 간 건전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의무휴업이 해제되면 오프라인 고객 유입과 온라인 주문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어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대형마트가 쿠팡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려면 일부 조항만 손 보는 방식이 아니라 규제 전반을 완화해야 실질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계적 규제 완화에도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규제 개선이 부분이 제외된 점은 아쉽지만 온라인 배송 허용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1단계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아직 물류센터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만큼, 기존 대형마트 점포를 활용한 새벽 배송이 본격화될 경우 쿠팡의 대체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벽배송을 당장 대체할 선택지를 찾기 쉽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점포 인프라를 활용한 배송 확대만으로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설 명절을 앞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택배 직원이 각 의원실로 배달된 선물을 옮기고 있다. 2025.01.22. suncho21@newsis.com

쿠팡을 포함한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쿠팡을 탈퇴하는 '탈팡'으로 직결되기보다는, 쿠팡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규제 완화 이후 실제 투자와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가 새벽배송 경쟁에 즉각 뛰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새벽배송은 단순히 영업시간 문제를 넘어 배송기사 확보, 물류 동선 재설계, 시스템 구축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마트들이 새벽배송을 시작한다고 해서 곧바로 판세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기 떄문에 규제 완화 이후 쿠팡이 장악한 새벽배송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대형마트가 그만한 투자 의지와 체력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마트 온라인몰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한 구조가 많아 배송비 부담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본격적으로 경쟁을 펼치려면 배송비 부담을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등의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한만큼 투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4만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배송'과 같은 새벽 배송 조건을 유지한 채로는 쿠팡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며 "이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장기간의 비용 투자를 감내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1.23. yesphoto@newsis.com

한편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정은 전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실무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방향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조항에 단서를 추가해 전자상거래의 경우 규제 예외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법 개정이 추진될 경우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등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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