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본 팀장의 제안, AI 개발해 써보니 대박…더 확장

기사등록 2026/02/04 16:31:00

지난해 8월 부산 사하구청, '사하아이' 개발…전국서 최초

'사하아이'로 행정업무 자동화 구축…직원들 만족도 높아

이수영 팀장 'AI 성장 가능성' 알아보고 구청장실 찾아가

"사하구 행정특화 인공지능 고도화…AI 에이전트로 확장"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사하아이'를 이용하는 직원의 모습(왼쪽). 가상의 복지 민원 내용을 부산 사하구청에서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 '사하아이'에 입력해 핵심 사항만 요약하도록 요청한 화면. 방대한 민원 서술을 자동으로 정리해 담당 공무원이 주요 쟁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2026.02.04. truth@newsis.com

[부산=뉴시스]진민현 기자 = "3000장 서류를 직원들이 일일이 조회해야 할 걸 인공지능(AI) 자동화 시스템으로 순식간에 해결해줘서 직원들이 엄청 좋아했죠."

이수영 사하구청 AI업무혁신팀장은 지난해 교복지원사업 자동화 시스템 도입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기존에는 지원 서류 수천장을 직원들이 직접 대조·확인해야 했지만 구청이 AI 기반으로 설계한 행정 자동화 시스템(RPA)을 적용하면서 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사하아이 도입 6개월째를 맞아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운영 실태를 확인한 결과 행정 처리 효율이 수치로 나타났다. 사하구에 따르면 교복지원사업의 경우 기존에는 연간 4~5명이 투입돼 약 133시간이 소요됐지만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 같은 업무를 6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사하구는 연간 총 1896시간이 소요되던 25건의 업무를 AI 기반으로 설계한 행정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394시간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총 1504시간의 업무 시간이 절감됐으며 약 79.2%의 시간 감축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당시 교복지원사업 담당자였던 김영희 주무관은 "매년 3월이면 교복지원사업 대상자 검증에 업무 부담을 많이 느꼈는데 자동화 프로그램이 도입돼 편하게 일을 했다"고 말했다.

사하구 AI업무혁신팀은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 '사하아이'를 기반으로 타 부서 요청에 따라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합돌봄과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 '선남선녀'와 관련해 사전 설문조사지를 AI 시스템으로 제작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해당 시스템은 지원자의 성향을 분석해 연인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점수화하는 구조로 개발됐다.

◆"이제 AI 없으면 안 됩니다"…구청장실 문 두드린 공무원

이 팀장은 3년 전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한 뒤 이갑준 사하구청장을 직접 찾아가 구청 산하에 AI 전담 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이후 AI혁신팀 소속 직원인 김명진 주무관이 주도로 지난해 8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체 개발 AI 시스템 '사하아이'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김 주무관은 현재 부산상수도사업본부에 스카우트돼 AI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 팀장은 사하아이가 탄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생성형 AI의 과도한 데이터 수집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공 현장에서 상용 AI 활용에 제약이 생겼고 내부망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사하아이는 오픈소스 언어 모델인 'GPT OSS 20B'를 폐쇄망 환경에 적용해 외부 서버로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AI 에이전트 기능으로 확대…"사하구 행정에 특화시킬 것"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부산 사하구청 고객만족 담당 업무별 전화번호부 문서(왼쪽). 민원 응대 시 종이 문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하구청 인공지능(AI)혁신팀이 커서AI를 활용해 개발한 '사하구 직원업무 검색기' 화면. 2026.02.04. truth@newsis.com

다만 현재 사하아이 시스템은 오픈소스 기반 20B 언어 모델을 활용하고 있어 성능상 한계도 존재한다. 예산 제약 속에서 소형 모델로 출발한 만큼 고난도 연산이나 고도화된 기능 구현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사하구는 올해 안에 모델을 120B급으로 고도화하고 업무 목표 설정부터 실행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으로 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계획하고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형태의 AI를 말한다.

이 팀장은 "지난해에는 개발과 안정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활용법 교육과 사례 확산을 통해 실무 도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범정부 차원의 AI 서비스 도입이 예정되면서 중복 투자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사하아이를 사하구 행정에 특화된 AI로 고도화해 다양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방향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당직 근무자 자동 배치 프로그램처럼 내부 행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구청의 수입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사하구에 맞는 AI 기반 자동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며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보다 고차원적인 행정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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