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퇴출 등 코스닥 유인책 속도
"과열 양상, 밸류에이션 부담 높아 유의"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1.29%(14.97포인트) 내린 1149.44에 거래를 마쳤다. 2000년 'IT버블' 이후 25년 만인 지난 26일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숨고르기에 나섰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25.82% 급등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3.90%)을 처음 앞질렀다. 전세계 주요국 대표지수 중 1위다.
코스닥은 2021년 8월9일 1060.00으로 마감해 닷컴버블 이후 종가 기준 최고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약 4년 만에 천스닥을 재돌파하면서 2000년 이후 최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지난 26일부터 전날까지 기관은 9조9539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 지수를 끌어 올렸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 일별 순매수 규모로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거래가 출었던 코스닥 시장의 이달 시가총액 회전율은 53.09%로 주식시장에서 손바뀜도 활발해졌다.
'오천피' 잔치에서 소외된 개미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감)' 심리를 자극하고 정부가 코스닥 3000 달성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코스닥으로 몰리고 있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과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를 각각 2조3268억원, 1조952억원이나 담았다. 코스닥 지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를 위해 투자자들이 몰리며 지난 27일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온라인 교육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마비되기도 했다.
코스닥 급등은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와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5000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보이자 정부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밸류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코스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제도를 대대적으로, 근본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한국에 세계 최고의 자본 시장 제도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29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증권거래소를 백화점에 빗대며 "상품 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돼 혁신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건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부실 기업을 솎아내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연기금도 '코스닥 3000 포인트'를 향한 지원군으로 나선다. 정부는 14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 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키로 했다.기획예산처는 2026년 기금 자산 운용 기본 방향을 발표하며 67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포함했다.
증권가도 가격 메리트가 여전하다며 코스닥 목표치를 높이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 코스닥 시가총액은 대체로 정책 효과에 힘입어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코스닥 시장이 정책 기대와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과열 국면에 진입할 경우 1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코스닥 목표지수를 1300p로 상향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기준 코스닥 150 추종 ETF의 운용자산(AUM)은 약 4조1000억원이었지만 올해에는 5조2000억원까지 성장했다"며 "지수 상승이 지속될수록 코스닥 ETF AUM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는 글로벌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글로벌 주요국 증시들은 홍콩 정도를 제외하고 2020~2021년 고점을 대부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 가격 메리트는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닥 지수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 이외에도 이번 코스닥 랠리는 지난 2~3년에 걸친 소외현상이 누적된 데에 따른 키 맞추기 성격도 내재돼 있다"며 "정책 기대와 상대적 저평가 인식이 단기 급등으로 이어졌지만, 단기간에 10% 가까운 상승이 나타난 만큼 숨 고르기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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