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부여당이 비준동의 반대"…방미 김 총리에 "핫바지 라인"
민주당 "트럼프 특수성 부인 못 해…野 비준 주장은 발목잡기"
"트럼프가 선 넘어…뒤통수 때린 美에 국회가 항의해야"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자 외통위원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합의와 관련해서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된 협상이라고 엄청나게 자화자찬 홍보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그런 상황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된 법안만 발의되면 관세가 인하된다는 것까지가 국민에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미 투자에 관해) 전체적으로 비준동의를 받으라고 했는데 정부·여당이 반대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복구를 선언하며) 왜 한국 입법부가 이걸 승인(approve)을 안 했느냐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를 두고 "왜 비준동의를 안 했느냐는 취지로 읽힌다"고 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헌법 60조에는 국가의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도록 돼 있다"라며 "대통령이 국회 동의 절차를 무시하고 (정상) 합의로 수백조 원의 국민 세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의 외신 인터뷰 발언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구 장관은 외신에서 '입법이 늦어져 올 상반기까지는 (대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이렇게 하면 (관세 재인상) 이런 식의 미국 반응이 올 거라는 것이 보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호 의원은 "무역 협상 타결 자화자찬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관세 뒤통수를 맞았다"며 "이번 사건은 충격이라고 본다. 과연 정부가 (동맹인 미국과의) 핫라인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도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비준이 돼야 한다고 얘기했고 (정부·여당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정보통신망법 등은 국회에서 두 달도 안 돼 처리됐는데 가장 중요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아직 계류 중"이라고 했다.
이어 "(김 총리가) 26일 귀국하셨는데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겠다고 나왔다"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 아니면 노 라인 수준일 것 같다. 국민 세금을 써가며 국무총리가 미국에 왜 갔나"라고 질타했다.
안철수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논의조차 없었다. 방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된다면 미국 관세 재인상이 철회된다는 것을 (미국에) 약속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방어에 나섰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이라는 형태로 하기로 합의해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 이제와서 또 비준 안 하느냐고 이야기하는 것은 국익에 어긋나는 주장"이라고 했다.
같은당 이재정 의원은 "트럼프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전례를 보기 힘든 미국 대통령의 변주곡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부, 정부의 스킬만 필요한 게 아니라 여야가 깊은 고민을 통해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회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찾아봤으면 좋겠다"며 "(미국과의 합의는) MOU라는 형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특수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 대미투자특별법 고민을 해서 함께 심의해 빨리 처리하는 게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미투자특별법 심사에) 명시적 반대는 않으셨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로 비준을 얘기하고 있다"며 "한국 외교, 경제 상황에 대한 기민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한국을 발목잡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예고하며 쓴 'enact'라는 단어에 관해 "빨리 (법안을) 실행해 달라는 '실행'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과) 정반대로 한국과 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용선 의원도 "여야가 국익적 사안으로 생각해 협력해야 한다"라며 "트럼프의 (입법 미비) 발언은 입법을 완성해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을 촉구하는 압박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방관했다는 지적에 대해 "원래 이런 제정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 점에서 적절하게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은 "일본이나 EU(유럽연합)의 경우 국회 비준 절차 진행한다는 나라 없는데 우리나라만 찍어서 관세 인상하겠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쿠팡 사태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제재,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에 대한 불만 우회적 표현 아니냐"라고 봤다. 조현 외교장관은 "쿠팡,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국의 입법부가 고의로 지연하고 있지 않은 데도 지연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선을 넘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입법부가 고의적으로 지연하든 안 하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입법부에 대하 간섭하는 데 대해 항의는 못 하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야당을 향해서도 "뒤통수 때린 미국에는 한 마디도 못 하고, 뒤통수 맞은 정부를 이야기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외교 상식에 벗어나는 미국에 대해 지적하면 받아들이겠다"라며 "미국은 우리에게 정식 통보도 않고 SNS로 던졌다. 막대한 투자를 하는 우리에게 도를 넘은 데 대해 국회가 항의해야 정부가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