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나오기 힘들다"…볼보, 전기차 불안 없앤다

기사등록 2026/01/28 13:51:19 최종수정 2026/01/28 14:50:24

차량 문 손잡이 숨기는 전기차 디자인 유행

전력 차단 시 문 개폐 힘든 점에 불안감 확산

볼보, EX60에 직관적 디자인 '윙 그립' 도입

전력 공급 이중화로 사고 후 안전한 탈출 가능

[서울=뉴시스] 볼보는 최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중형 전기차 EX60에 직관적으로 차량 문을 열 수 있는 날개 형태의 '윙 그립' 손잡이를 적용했다. (사진=볼보 스웨덴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전기차 디자인이 진화하며 편의성과 효율성은 개선됐지만, 사고 시 대응을 둘러싼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볼보가 신차를 통해 사고 이후를 염두에 둔 설계 방식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최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중형 전기차 EX60에 직관적으로 차량 문을 열 수 있는 날개 형태의 '윙 그립' 손잡이를 적용했다.

◆손잡이 숨기는 디자인 유행…전력 차단 시 불안감
전기차 출시 초기 완성차 업체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고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도어 손잡이를 차체 안쪽에 숨기는 '히든 타입'과 '플러시 타입' 등을 보편적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런 설계는 예상치 못한 안전 논란을 불렀다. 사고나 화재로 전력이 완전 차단될 경우 전자식 도어가 작동하지 않아 차량 안팎에서 문을 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사고 이후 차문을 열지 못해 탑승자가 사망했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유가족이 소송을 제기했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고 사례가 나오며 불안감이 확산됐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후 기계식 레버를 추가하거나 비상 개폐 장치를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숨겨진 위치나 직관적이지 않은 구조 탓에 위급한 순간에 제대로 작동될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 같은 논란은 각국의 규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동 개폐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중국은 내년부터 히든 타입 도어 설계를 사실상 제한하기로 했다. 유럽 역시 차량 안전성 평가(NCAP)에서 사고 후 개방 용이성과 비상 탈출 항목 비중을 강화했다.

[서울=뉴시스] 볼보자동차가 21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순수 전기 SUV Volvo EX6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2026.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볼보, 직관적인 '윙 그립' 공개…새 안전벨트도 도입
이런 흐름 속에서 볼보가 선보인 '윙 그립'은 디자인 트렌드보다 사고 이후 상황을 우선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도어는 날개처럼 돌출된 구조로, 손으로 쉽게 인지하고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볼보는 전력 공급을 이중화해 메인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방전에 가까운 상태에서도 도어 작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했다. 또 충돌이 감지되면 도어 잠금이 자동으로 해제되도록 프로그래밍해, 사고 직후 탈출 가능성을 높였다.

볼보는 이와 함께 EX60에 탑승자의 키와 체중, 체형, 착석 자세 등에 따라 보호 강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안전벨트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다. 충돌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해 사고 이후 부상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디자인이 외관과 기술 과시에서 사고 이후 안전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글로벌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탈출 용이성과 직관적인 설계가 향후 전기차 안전 기준의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인식도 '첨단 기술'보다는 위급한 순간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장치에 민감해지는 추세"라며 "사고 이후 상황까지 고려한 볼보의 설계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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