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잠복·위장 수사로 스캠 조직 압박
50일간 8차례 작전, 피의자 대거 검거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캄보디아에 설치된 '코리아전담반'이 개소 이후 약 50일 동안 현지 스캠 조직을 상대로 집중 단속을 벌여 피의자 136명을 검거하고 피해자 4명을 구출했다. 대규모 스캠 단지를 겨냥한 연쇄 작전과 범정부 차원의 국제공조가 맞물리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10일 캄보디아에 코리아전담반을 개소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합동 수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는 경찰청을 중심으로 국정원,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해 범정부 차원의 공조 체계가 가동됐다.
캄보디아 코리아전담반은 캄보디아 경찰청 내에 설치된 한국인 사건 전담 부서로, 한국 경찰관 7명과 캄보디아 경찰 12명이 합동 근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10년대 초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설치했던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를 모델로 삼아 캄보디아 전담 조직을 기획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캄보디아 내 대규모 스캠 단지를 거점으로 한 범죄 피해가 급증하자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정부합동대응팀'을 꾸리고, 코리아전담반 발족과 함께 한국 경찰을 현지에 파견했다. 경찰청 내부에는 '초국가범죄 경찰 종합대응단'을 설치해 현지 작전을 전략적으로 지휘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전담반 구성에는 국제공조와 강력 수사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이 투입됐다. 스캠 범죄 특성을 고려해 과학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분야 전문가도 포함시켜 수사 전문성을 높였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스캠 범죄는 조직원들이 폐쇄적인 공간에서 가명을 사용하며 범행하는 경우가 많아 추적과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고려됐다.
경찰청은 우선 전국 수사관서로부터 캄보디아 스캠 단지 관련 첩보를 수집·분석했다. 이후 현지 단속이 이뤄질 경우 한국 수사팀으로 구성된 공동조사팀을 파견해 피해자 확인과 기초 수사를 병행했다. 수집된 첩보는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로 명명된 글로벌 공조 작전 회의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공유됐고, 이를 계기로 해외 경찰들의 협력도 확대됐다.
코리아전담반은 개소 이후 한국인 관련 긴급 신고 대응과 국외도피사범 추적을 맡는 한편, 스캠 단지 단속을 위한 정보 수집 활동에 집중해 왔다. 위장과 잠복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을 활용해 조직원들의 동선을 추적했고, 신원 노출로 인한 보복 가능성을 고려해 철저한 보안 속에 작전을 수행했다.
이달 초에는 한국인 피의자가 캄보디아 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프놈펜 공항에서 이틀 연속 잠복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관광객으로 위장해 동선을 추적하고, 중요 정보는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은밀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등 치밀한 대응이 이뤄졌다.
다만 사무실 위치를 특정하더라도 실제 검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일부 스캠 조직은 아파트 단지와 유사한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정문에 무장 경비원을 상시 배치하는 등 외부 접근이 쉽지 않았다. 검거 대상 한국인 조직원이 정확히 어느 공간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전담반은 추가 첩보를 다각도로 수집하며 작전 계획을 보완했다. 정보원, 경찰청, 일선 수사관서, 국정원, 외교당국과 확보된 정보를 교차 검증해 작전 완성도를 높였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 단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 50일 동안 총 8차례의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68명은 지난 1월 23일 정부 합동 대응으로 전세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대규모 송환 과정에서도 코리아전담반이 현지 조율과 절차 지원에 협조했다.
잇따른 합동 작전을 통해 캄보디아 경찰과의 신뢰 관계도 점차 공고해졌다. 캄보디아 경찰은 한국 경찰의 과학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역량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기술과 절차에 대한 학습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이 반복될수록 현지 경찰도 한국 경찰과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해 현재는 합동으로 현장 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재영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엄정하게 대응해 범죄자가 세계 어느 곳으로 도피하더라도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며 "해외 거점 범죄조직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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