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약세 괜찮다" 발언에…시장은 '셀 아메리카' 달러 매도

기사등록 2026/01/28 09:34:19 최종수정 2026/01/28 10:32:24

그린란드 논란·연준 불확실성 겹치며 달러 인덱스 4년래 최저

약달러 용인 신호에 '미국 예외적 강세' 인식 흔들

[어반데일=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1.3% 하락한 95.580을 기록해 2022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해 들어 누적 낙폭만 2.6%에 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어반데일의 한 식당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2026.01.2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달러 약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미국 달러화는 지난해 4월 관세 충격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1.3% 하락한 95.580을 기록해 2022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해 들어 누적 낙폭만 2.6%에 달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달러 대비 2021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유로화는 1.4% 상승한 1.204달러를, 파운드화는 1.2% 오른 1.38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그린란드 장악 시도를 지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들의 반감이 커지며 미국의 경제·외교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국채 등 미국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임기가 5월에 만료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 연준 독립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확대되는 재정적자 등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보고 있다. 

달러는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강세 수준이지만,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들을 크게 앞섰던 시기의 고점에서는 이미 내려온 상태다. 최근 들어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은 '항상 예외적으로 강하다'는 인식도 다소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이오와주 행사에서 '최근 달러 하락이 지나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직후 본격화됐다. 그는 "달러의 가치를 보라. 우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보라"며 "달러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를 용인하거나 선호할 수 있다는 월가의 관측에 힘을 실었다. 약달러는 미국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미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엔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달러–엔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시사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화를 지지하려는 배경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전반적인 약달러 선호가 하나의 동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일본을 보면 항상 통화를 평가절하하려 했다"며 "엔화와 위안화가 계속 절하되면 경쟁하기가 어렵고, 이는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달러에 대해 비관적인 이유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제프리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토머스 시몬스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는 여전히 지속되는 테마이고, 해외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이 끝났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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