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술력, 실사용 성능 중심으로 재편
1회 충전 시 800㎞대 주행 가능 차량 출시
내연차 주유 시간 근접한 충전 속도도 관심
충전 인프라와 가격, 안전성 등 과제도 산적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800㎞대가 넘는 성능을 앞세우며 기술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출력에서 주행거리로…머지 않아 1000㎞ 도전
과거 전동화 차량의 기술력은 폭발적인 가속 성능과 고출력 구현에 집중됐다.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앞세워 내연기관 차량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었다.
실제 현대차는 인버터 구조를 개선한 고출력 시스템을 개발해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에 적용했고, 정숙한 주행 감각 속에서도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가속 시간) 3초대 성능을 구현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기술의 진화 방향은 '얼마나 강력하게 달리느냐'보다 '얼마나 멀리,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500㎞ 수준이지만, 올해부터는 600㎞를 넘어 800㎞대 주행거리를 내세운 모델들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볼보는 최근 공개한 전기 SUV EX60을 통해 주행거리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EX60은 사륜구동(AWD) 기준 유럽 WLTP 방식에서 최대 810㎞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테슬라도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최대 830㎞ 주행이 가능한 모델3 플러스를 공개하며 장거리 전기차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 1회 충전 주행거리 1000㎞를 넘는 전기차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주행거리와 함께 또 하나의 핵심 경쟁 요소가 '충전 속도'다.
볼보 EX60은 400㎾(킬로와트)급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10분 충전으로 최대 34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에 근접한 충전 편의성을 구현하려는 시도다.
다만 해결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에는 아직 300kW 이상 초급속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아, 차량 기술력을 온전히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고도화된 배터리 기술이 적용되면서 차량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대용량 배터리 탑재에 따른 내화성 확보 등 안전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초급속 충전 인프라와 경제성, 만전 문제가 함께 해소된다면 전기차가 단순한 친환경 대안을 넘어 주력 모빌리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는 이미 가속 성능에서 내연기관차를 앞서며 경쟁이라는 의미가 반감됐다"며 "빠른 충전속도와 긴 1회 주행거리, 경제성을 확보한 전기차가 향후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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