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 대표, 합당 공개 제안에 조국 "당원 목소리 경청"
민주 내부서도 통합 제안, 조 대표 "메기 역할" 줄곧 거리둬와
최대 텃밭인 광주·전남서 전략적 연대, 통합공천 가능성 커져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에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전격 제안하면서 두 정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전남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메기 역할과 건전한 경쟁을 강조하며 합당에 명확히 선을 그어온 조국 대표가 이번엔 '조건부 선긋기'로 사실상 화답하면서 정가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합당을 제안한 뒤 실무테이블 구성을 요청했다.
정 대표는 "혁신당 창당 당시 '따로 또 같이'를 말했고, 22대 총선은 따로, 21대 대선을 같이 치렀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를 외쳤다. 우리는 같이 윤석열 정권을 단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 지방선거 승리가 시대정신으로, 양 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은 다르지 않고, 6월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합당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줄곧 제기돼온 전략적 제언이다.
광주·전남 최다선(5선) 의원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해 7월 광주·전남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 조 대표에 대한 사면복권과 함께 민주당과 혁신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시 "이재명 정권 최대 개혁, 최대 혁신은 정권 재창출"이라며 통합 사유로 '정권 재창출'을 첫 손에 꼽았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총수도 윤석열 검찰에 의해 몰살당했는데, 대선 때 자당후보자를 내지 않고 열심히 (민주당) 도와준 게 얼마나 감사하냐"며 "당장 2026년 지방선거부터 민주당, 혁신당 주자들이 공천권을 놓고 함께 뛰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는 호남에서의 경쟁과 함께 '메기 역할', '레드팀'을 자임하며 합당에 분명한 선을 그어왔다.
특히, 호남과 TK(대구·경북)를 콕 집어 "특정 정당이 독점한 지역은 경쟁이 중요하다"며 "전국적으로는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0'을 만들되 호남·TK에서는 견제 세력 진입을 노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혁신당 제1호 단체장을 배출한 전남 담양을 찾아서는 민주당과의 '호남대첩'을 시사하며 "호남 유권자의 선택지가 넓어졌으면 좋겠다. 당만 보고 찍는게 아니라 후보의 능력과 자질, 정책을 보고 찍어야 호남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거리두기'를 해온 조 대표는 그러나, 이번 합당 제의에는 '조건부 선긋기'로 스탠스를 달리 했다. 즉각적 반발이나 거부 의사가 아닌 '당원 목소리'를 조건부로 내걸었다.
조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 정권 재창출 목표에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의원 총회와 당무위를 조속히 열어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에선 '화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호남 일정을 소화중인 조 대표가 23일 오전, 당초에 없던 5·18 민주묘지 참배를 추가한 것을 두고도 '결단을 위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수면 위로 떠오른 '합당 변수'로 광주·전남 선거 판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적잖은 선거구에서 '경선 승리가 곧 당선'으로 인식돼온 민주당 진영에선 기존 경선 구도에 혁신당 변수가 더해지며 경선판이 더욱 복잡다단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전남 일부 기초단체장과 광주·전남 지방의회를 주타깃으로 삼아온 혁신당 입장에서도 선거공학적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민주당 일각에선 '혁신당 몫'으로 혹여 공천 피해가 발생할지, 혁신당은 '흡수 통합'이 세(勢) 대결에서 밀리거나 불이익을 받진 않을지 양쪽 모두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다.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 측 제안으로 합당설이 나온 상황이어서 현재로선 신중하게 당내 중론을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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