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능유적본부 '궁·능 관람 규정' 개정안 행정예고
김건희 '사적 유용' 논란 후속 조치…정부 행사도 승인 의무화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궁궐과 왕릉에서 열리는 정부 주관 행사도 앞으로는 반드시 공문서를 제출하고 장소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대통령 참석 등을 이유로 예외로 인정돼 왔던 정부 행사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해, 궁과 왕릉의 사적 유용 논란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지난 5일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궁궐과 종묘, 왕릉 등 궁능유적기관을 사용하는 모든 행사에 대해 주최 주체와 관계없이 동일한 허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국가원수 방문이나 국가기념일 등 정부 주최 주요 행사는 허가 예외로 운영돼 왔으나, 이번 개정으로 정부 행사 역시 행사 목적과 성격, 주관 기관 등을 명시한 공문을 제출하고 정식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를 통해 장소 사용 승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행사 성격이 문화유산의 보존·활용 취지에 부합하는지 사전에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내부 협의나 관행에 의존해 왔던 궁·능 사용 관행을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개정은 2024년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묘에서 외부 인사와 차담회를 갖고, 경복궁 근정전 어좌에 착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문화재 사적 유용'논란이 불거진 이후 추진됐다. 논란 이후 국가유산청은 정부 행사에 대한 예외 조항을 삭제했지만, 이번 행정예고를 통해 공문서 제출 의무를 명문화하며 관리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실무적으로는 앞으로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공공기관 등이 궁·능에서 행사를 추진할 경우 사전 공문 제출이 필수 요건이 된다. 허가를 받지 않거나 목적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행사는 열릴 수 없으며, 사후 관리와 감사도 가능해진다.
이번 개정안에는 장소 사용 절차 외에도 규정상 용어 정의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별공개'와 '특별관람' 등 해석상 혼선이 있었던 용어를 정비하고, 촬영 허가 시 전담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하는 등 촬영 허가 가이드라인도 구체화했다.
또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궁능유적기관 금연구역 내 흡연자에 대한 관람 중지 및 퇴장 조치 등 단속 기준도 명문화됐다.
궁능유적본부는 "규정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명확히 하고, 장소 사용과 촬영 허가 절차를 정비해 행정 처리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궁·능이 공적 문화유산으로 관리되는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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