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5년 구형' 이상민 최후진술서 울먹…내달 12일 선고(종합2보)

기사등록 2026/01/12 19:44:19

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 혐의

특검 "권력 탐해 행안부 장관 의무 저버려"

李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尹 만류했을 뿐"

2월 12일 1심 선고…국무위원 중 두 번째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5.10.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이소헌 기자 = 내란 특검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이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당시) 대통령을 만류했을 뿐"이라며 사전에 계엄을 모의하거나 공모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2일 나올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12일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 전 장관에게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내란은 친위 쿠데타로서 군과 경찰이란 국가 무력 조직을 동원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 생활만 15년 했던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피고인이 언론사 단전·단수가 언론 통제를 위한 것이었고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 범죄라는 점을 몰랐을 리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력을 탐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지시 문건을 받은 적 없다는 이 전 장관 주장에 대해선 "듣는 사람조차 낯부끄럽게 만드는 초라하고 비루한 변명"이라며 "거짓말, 증거인멸, 위증으로 후대에 교훈이 될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함으로써 고위공직자들에게 자신들의 의무를 상기시키고,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거나 이를 경찰·소방청에 지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피고인은 경찰청장 및 소방청장과의 전화 두 가지로 내란중요임무종사자로 의심받는 것"이라며 "경찰청장과는 통화가 되지 않았고, 소방청장은 단전·단수 명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언론사 단전·단수는 결과 발생이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이 문제가 되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언론 자유나 국민 알권리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은 아니기에 내란 임무중요 종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의 위증 혐의에 대해선 "당시 국무위원 대부분이 계엄 상황에서 '멘붕'이었다. 기억의 왜곡이나 한계가 충분히 올 수 있었다"며 "국무위원들의 기억도 불일치하는데, 유독 피고인의 기억만 폐쇄회로(CC)TV와 다르다고 허위 인식이 있다고 볼 수 있느냐. 긴박한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5.10.17. photo@newsis.com


이 전 장관 역시 10분이 되지 않는 짧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국민 여러분과 행정안전부 공직자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 전 장관은 "장관 업무를 수행한 2년 7개월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후배 사이라는 이유로 세간의 따가운 눈초리와 언론, 정치권의 감시와 질타를 받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매사에 조심했다"며 "12·3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실에 호출된 어느 국무위원도 당시 상황이 추후에 내란에 가담했단 의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만약 그날 있었던 제가 몰랐던 일련 조치들이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전 모의나 공모한 적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즉석에서 어떻게 내란에 가담하고 주요 역할을 맡았다는 건지, 그리고 그 이유로 이 법정에 서게 된 지금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살아오며 정치에 참여하거나 관심을 가져본 일조차 없다"며 "대체 무슨 이유로, 무엇을 얻겠다고 내란에 가담했단 건지 알 수가 없어 가슴이 답답하고 황망할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혼란스런 상황에서 제가 그렇듯 국민들도 비상계엄을 납득하지 모할 거라며 대통령을 만류했을 뿐, 선포 뒤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 말미에 변호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들은 한 분 한 분 저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며 "대학시절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 함께 법원 생활을 해온 후배이자 동료,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 저를 도와준 보좌관 등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흔쾌히 나서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심 선고기일을 내달 12일 오후 2시로 지정하고 결심공판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 전 장관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국무위원 중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1심 판단을 받게 된다.

이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 부처 장관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한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그에겐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으로 기소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중 구형량이 나온 것은 한 전 총리리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 전 총리의 1심 선고기일은 오는 21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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