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위 "2040년 의사 최대 1만1136명 부족"…의대 증원 힘 실렸다(종합)

기사등록 2025/12/30 22:16:26

의사인력 추계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

의사 부족 고려하면 연 400~800명 증원해야

AI 도입·근로시간 단축 등 미래 변화도 반영

추계 결론 과정에서 위원들 이견…결국 표결

2027년도 정원 보정심 논의…1월 집중 회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태현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회의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30. scchoo@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정유선 기자 = 의사 인력 수요·공급을 예측하고 의대 정원 규모를 추계하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2040년 의사인력이 최대 1만1136명이 부족할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추계위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12차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추계위는 중장기 수급 추계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하는 독립 심의 기구다. 추계위는 지난 8월 12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10차례 이상 회의를 개최하면서 수급 추계 방법, 가정, 변수 등에 대해 논의해 왔다.

그 결과 의사인력 수요 추계는 입·내원일수를 기반으로 산출한 전체 의료 이용량을 활용해 수행했다. 전체 의료 이용량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추계했다.

우선 전체 의료 이용량을 의료기관 특성별(급성기, 요양·정신병원, 의원, 보건기관) 입원과 외래를 구분해 각각 시계열 모형을 통해 추계한 후 이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입·내원 의료 이용량의 정기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자기회귀누적이동평균(ARIMA) 모형을 활용했다.

두 번째 인구구조 반영 방식은 지난해 기준 성·연령(5세)별 1인당 의료 이용량 수준이 향후에도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장래 인구추계를 적용해 의료 이용량을 산출하는 방안이다.

의사인력 공급은 두 가지 방식으로 추계했다. 첫째 확률 기반 유입·유출법에서는 면허의사 유입을 가장 최근 연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3058명을 기준으로 국가시험 합격률을 반영해 산정했다. 이후 면허의사 수에 임상 활동 확률을 적용해 해당 시점의 임상의사 수를 추산했다. 유출은 전년도 면허의사에 사망률을 적용해 면허의사 감소를 반영했다.

둘째 이탈률 기반 미래 임상의사 수 추정은 동일 집단을 추적해 연간 이탈자 수를 산출하고 이 중 사망자를 분리해 순 은퇴자 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수행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5.07.13. kch0523@newsis.com

수급 추계 결과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기초 모형과 시나리오 분석을 포함해 도출했다.

기초 모형 기준 추계 결과 2035년에는 수요 13만5938~13만8206명, 공급 13만3283~13만4403명으로 총 1535명~4923명의 의사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40년에는 수요 14만4688~14만9273명, 공급 13만8137~13만8984명으로 의사인력 부족 규모가 5704~1만1136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연 400~800명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당초 추계위는  2040년 의사가 최소 1만4435명에서 최대 1만8739명이 부족할 거라고 내다봤으나 최종 합의안에서는 이보다 규모가 줄었다. AI 도입과 근로 시간 단축 등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김태현 추계위원장은 "AI 같은 경우 이미 어느 정도 의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는 견해도 있고 또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어 이것을 반영해야 할지, 반영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위원 간에 상당히 다른 의견이 있었다"며 "AI가 우리 의료 현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 일수 변화 등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35년 13만7545명, 2040년 14만8235명으로 추정됐다. 의료 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35년 13만6778명, 2040년 14만7034명으로 예측됐다. 이를 추계에 어떻게 반영할지 결론을 내는 과정에서 위원들끼리 표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2000명 증원' 근거가 된 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의 연구 등을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선행 연구에 대해서는 검토했다"면서도 "그 연구에서 나온 수치는 인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27년 이후 의과대학 정원 규모는 추계위의 수급 추계 결과를 존중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보정심은 지난 29일 제1차 회의가 개최돼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 심의 기준(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의과대학 정원 규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보정심에서 충분한 논의가 될 수 있도록 내년 1월 중 회의를 집중적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신정우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장은 "의과대학 정원은 지금 추계위에서 발표한 추계 결과를 존중해 보정심에서 심의하게 돼 있다"며 "1월 초부터 보정심 제2차 회의를 개최해서 수급 추계 결과를 보고하고 이후 구체적인 2027학년도 대학 입시 관련 절차나 일정 등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하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계위는 이번 수급 추계에 더해 전문 과목별 수급 추계를 실시하는 등 2026년 연간 운영계획을 별도로 수립할 예정이다.

의사 이외의 의료 인력 직종에 대한 추계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2027년 이후 차례대로 구성해 운영된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이번 수급 추계 결과는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위원 간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독립적·전문적으로 도출한 결과"라며 "수급 추계 결과를 존중해 보정심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의과대학 정원에 대해 심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계위 추계 결과에 따른 의료계 반발 우려에는 "위원회 위원 15분 중 과반에 해당하는 8분은 의료계에서 추천받으신 전문가들"이라며 "그런 부분들이 이 결과의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태현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회의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30. sccho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rami@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