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6% 오른 코스닥…시가총액 첫 500조 돌파
코스닥 활성화 정책…상장 제도 손질·기관 참여 확대
반도체 증익 기대감에 바이오 기술수출 모멘텀 유효
◆코스닥 지수, 지난해 36.46% 올라…시총 500조 돌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지수는 925.47에 마감해 1년 새 36.46% 상승했다. 지난 2024년 말 678.19에 머물던 지수는 지난해 한때 940선까지 오르며 '천스닥' 돌파를 도모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연말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05조9262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선언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배당정책 손질,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등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며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지난해에만 75% 가량 뛰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흐름을 보였다. 정책 수혜가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에 집중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코스피가 조정을 받았고 대내외 정책적 기대감과 함께 로봇,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코스닥의 키 맞추기 흐름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12월 4일에는 코스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스닥 지수는 26년 전 최고가를 찍은 이후 현재는 그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경쟁력을 2025년까지 세계 7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장기비전 2025'를 발표하면서 인터넷, 벤처기업이 투자금을 쓸어모으는 'IT버블'이 도래했다.
이에 코스닥 지수는 지난 1999년 4월 700선부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하더니 하반기에 들어서는 2700선까지 올랐다. 이듬해 3월 10일 2925.50의 최고가를 찍었지만 그해 말에는 520선까지 급락했다. 'IT버블'은 그렇게 붕괴했고 지수는 오랜 기간 1000선을 넘어서기가 요원한 흐름을 이어왔다.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월 6일(1003.01)이 마지막이다.
◆금융위,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 발표…증권가 "디스카운트 해소 시작"
다만 새해에는 코스닥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기업들의 증익 기대감과 함께 정부의 강력한 정책 모멘텀을 등에 업고 코스닥 지수의 저평가 해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을 혁신·벤처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상장과 퇴출, 투자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다. 금융위는 부실기업의 퇴출 지연과 기관투자자의 낮은 참여율이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으로 꼽으면서 상장 심사와 폐지 제도를 전면 재설계해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부실기업은 빠르게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AI, 우주산업, 에너지(ESS·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해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하고,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참여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기금운용평가시 기준 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또 AI,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 등 특례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 강화와 상법 개정, 공개매수 관련 법안 통과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도 "통상적으로 1~2월에 강세를 보이는 코스닥 시장의 계절성, 연준 금리인하, 정책 모멘텀, 코스닥 활성화 추진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상승이 기대된다"면서 "로봇, 바이오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책 모멘텀에 증익 기대감 장착…반도체·바이오 등 관심↑
올해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올해 코스닥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약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반도체 업종 내 평균 수익률을 웃돈 기업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많았다. 지난해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의 배경이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과 그에 따른 메모리 생산시설 확대, 가동률 상승이었음을 고려하면 올해 코스닥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 기대감이 코스피 대비 더욱 높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나 연구원은 "하지만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코스닥 반도체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나 국민연금 지분율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코스닥 신뢰 및 혁신제고 방안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진입 여건이 마련된다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들의 충분한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을 필두로 하는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전반적으로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 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 선정 등에 따른 단기 수급 유입 및 자금 조달 여건 개선 가능성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신약 기술수출 금액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모멘텀은 올해도 유효할 전망이다. 그는 "코스닥 상위 시가총액 10개 기업 중 7개가 바이오텍으로, 코스닥 부흥 정책은 바이오텍의 구조적인 수혜 가능성 의미한다"며 "또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단기 실적 부진으로 저평가된 코스닥 IT 기업들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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