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아열대 기후인 대만에 이례적인 한파가 찾아오면서 급성심근경색 등 한랭 관련 응급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대만 매체 TVBS 등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청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떨어지자 한파 경보를 발령했다. 전날 중국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대만 전역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강한 북동풍과 높은 습도가 겹치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별로 보면 타이중시는 하루 만에 기온이 19~27도에서 14도로 급락했고, 타이베이와 신베이 등 수도권 지역의 기온은 12도 안팎에 머물렀다. 장화현의 최저 기온은 10도까지 내려갔다. 대만은 겨울철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아열대 기후로, 수도 타이베이의 1월 평균 기온은 16.4도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으로 각지에서 응급환자가 속출했다. 현지 소방서 통계에 따르면 장화현에서는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약 32시간 동안 심근경색과 기타 질환으로 4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은 병원 도착 전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타이중시에서도 같은 기간 51~87세 환자들이 병원 도착 전 심정지를 겪은 사례가 8건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에는 총 17건의 응급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는 겨울철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질 경우 저체온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반복돼 왔다. 대만 국민건강서(HPA)는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사망 원인 통계를 인용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각각 대만의 10대 사망 원인 가운데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질환으로 매년 약 3만6000명이 숨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서는 최근 찬 공기가 잇따라 유입되면서 특히 새벽과 야간 시간대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심혈관 질환자와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등 이른바 '3고' 환자, 고령층은 충분한 보온 조치를 하고 기온 변화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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