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정세➄]“트럼프, 큰소리치면서 中눈치보기…관계 관리할 것”

기사등록 2026/01/05 06:00:00 최종수정 2026/01/05 07:52:24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팍스 실리카서 대만 제외한 게 사례"

“4월 트럼프 방중, 미중 양국 관계 전환점 되기 어려워”

北·中·美, 사실상 북핵 묵인하는 것 막는 것이 과제

[서울=뉴시스] 강준영 한국 외국어대 교수가 최근 TV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1.05. (사진제공=TV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전통적인 동맹관계가 흔들림에 따라 세계는 사실상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와 함께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이라는 변수도 더해졌다. 미중 패권 경쟁과 중-일 갈등까지 새해 한반도는 3각 파도를 맞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는 새해를 맞아 최근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준영 교수와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을 진단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 지난해 트럼프의 상호 관세는 주요 타깃이 중국이었으나 트럼프 1기 때와는 달리 희토류를 앞세운 중국의 반격으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는 어떨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가 1기 때도 취임 직후 중국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25%로 낮췄다. 이번에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관세 제국주의’라는 말까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각각 145%와 125%까지 경쟁적으로 관세율을 높인 후에야 협상을 벌여 1차 합의를 본 뒤 관세 부과 시점을 8월과 11월로 두 차례 연장했다.

10월 말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계기로 성사된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푸는 대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는 잠정적 합의를 하는데 그쳤다.

1년 유예된 미중 무역 갈등은 언제든 다시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 분쟁이 세계를 굉장히 힘들게 할 가능성도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중국 방문을 추진 중이다. 양국 관계에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양국이 서로 교환할 것이 마땅치 않다. 미국은 중국을 도전자의 반열에서 떨어뜨리려고 하고 중국은 미국의 힘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오히려 미국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조금 완화되면 중간선거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등 복합적인 생각에서 방중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가 찾아와도 전혀 물러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양국은 상호 관계를 갈등이 격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정도에서 그칠 수 있다."

- 지난해 미국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중남미 수교국을 방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방중을 위해 중국의 눈치를 본 것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는 굉장히 큰 목소리를 내지만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핵심 이익을 건드릴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한국 영국 이스라엘 등 8개국과 중국 견제 인공지능(AI) 동맹 회의라 할 수 있는 ‘팍스 실리카’를 워싱턴에서 개최하면서 대만을 제외한 것도 중국 눈치보기의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충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트럼프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미국의 첨단 무기 등에 중국의 희토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당장 중국산을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면 미국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서울=뉴시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가 TV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6.01.05.  *재판매 및 DB 금지

- 시진핑 중국 주석으로서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라는 외부 환경 때문에 청년 실업, 부동산 거품, 내수 부족 등 내부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효과도 있었다. 어떻게 보나. 

"시진핑 권력의 원천도 민생이다. 경제가 잘 돌지 않는데 강압적으로 누르면 사회 불만 세력이 생겨난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완전 봉쇄 후 리오프닝 정책을 썼지만 후유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차이나 피크’ 얘기도 나왔다.

세계 무역의 13%를 차지하는 중국은 무역이 제대로 돌아야 공장을 돌리는 유효 수요가 생기고 내부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외환보유가 3조 5000억 달러라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돈을 쏟아부었다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방법이 없다.

중국은 1년에 대졸자가 1200만 명이 나온다. 베이징 상하이 명문대 출신들이 배달업에 뛰어들기도 할 만큼 청년 실업율이 높다.

미국과 계속 각을 세워서는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미국과 싸우면서도 쪽박을 깨려고는 하지 않은 것이다."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2026.01.05.

- 트럼프가 1기 국가안보전략(NSS)과 비교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것에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국으로 지칭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인가.

"트럼프 1기에 중국은 독재 정권, 약탈 경제여서 미래를 함께할 수 없는 국가로 여겼다. 도전자의 반열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는 추격을 뿌리치려는 것은 유사하나 한 발 물러섰다. 중국과 계속 각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

엔비디아의 칩 대중 수출을 막으니 중국의 자체 개발 속도가 빨라져 지나치게 중국을 압박하면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도 미국의 고민이다."

- 지난해 미국의 NSS에서 눈에 띄는 것이 북한 비핵화가 사라진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서인지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어 핵폐기를 전제로 밀어부치면 북미간 대화는 어려워진다. 

북핵이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도 북한 비핵화가 빠진 배경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군축 백서’에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빠져 사실상 북한핵을 묵인하는 듯한 상황이다.

미국 중국 북한이 북한 핵보유에 대해 암묵적 합의를 하는 것은 한국을 패싱하는 것이어서 이를 막는데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

핵을 가지고 있어도 안 쓰면 평화스러운 거 아니냐는 ‘뉴클리어 피스’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일본이 핵무장론을 꺼내는 것처럼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지난해 말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사태시 무력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지속돼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한국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중국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하지만 일본의 오랜 기본 방침이었다. 현역 총리가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일본으로서는 총리 발언을 쉽게 철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도 대만 문제를 두고 양국이 계속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 후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대만에 권리를 포기한다고 그랬지 중국에게 한 것 아니라고 역사 문제까지 언급했다.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양측 모두 극한 대립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양국 군함이 정해진 시간에 섬 주위를 순시는 하면서도 더 이상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것이 그런 예다."

▶강준영 교수는 =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 동아연구소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현대중국정치경제학이다. 중국 베이징대와 대외경제무역대 객좌교수,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국회 의원외교 자문위원, 한중사회과학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과 중국외교통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해군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상하이 사회과학원 명예교수로 활동 중이다. <강준영의 딥 차이나>를 운영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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