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방에 누가 들어왔다"…원룸 집주인 무단 침입에 20대 여성 '공포

기사등록 2025/12/21 09:00:00
【뉴시스 그래픽】

[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전북 김제시의 한 원룸에서 집주인이 세입자의 주거 공간에 무단 침입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원룸주인의 무단주거침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어머니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김제시의 한 병원에 취업해 직장 인근 원룸에서 혼자 생활해왔다. A씨는 평소 70대 집주인으로부터 출·퇴근 시간이나 일정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으며, 인사를 해도 반응하지 않다가 특정 상황에서만 관심을 보이는 태도에 불편함을 느껴왔다는 설명이다.

사건은 지난 10월 5일 오후 3시 10분쯤 발생했다. 추석 연휴 기간 당직 근무를 앞두고 혼자 원룸으로 돌아온 A씨는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중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다.

A씨는 처음에는 옆집이나 다른 세대의 소음으로 착각했지만, 중문 소리를 듣고 자신의 집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곧바로 "누구세요"라고 외치자 침입자는 아무 말 없이 도주했다. 침입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으나, A씨는 평소 집주인의 행동을 떠올리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초인종과 도어락, 현관문 등에 대한 지문과 DNA 채취를 진행했다. 당시 집주인 역시 현장에 있었으며, "지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는 내용도 게시글에 담겼다.

사건 이후 A씨는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해 부모와 함께 본가로 이동했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 집주인은 A씨가 근무 중이던 병원을 직접 찾아가 "전날 원룸 문을 연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집주인은 "뇌졸증을 앓고 있어 당시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이후 생각이 났다"며 파출소에 자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문이 조금 열려 있어 초인종을 눌렀지만 작동하지 않아 현관문을 열었고, 중문을 여는 순간 안에서 소리가 나 놀라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검찰 조사를 거쳐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 가족은 "집주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젊은 여성 세입자의 동선을 파악한 뒤 주거지에 무단 침입한 것"이라며 "이번이 처음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A씨는 사건 이후 원룸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장거리 출퇴근을 이어가고 있으며, 불안과 초조 증세로 정신과 치료와 수액 치료까지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은 "혼자 사는 여성 세입자들이 유사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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