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군사법원 출석한 尹, 계엄군 장성에 "안타깝고 미안해"

기사등록 2025/12/18 15:03:37

18일 중앙군사법원에 내란 재판 증인으로 출석

비상계엄 관련 임시 조치였다는 기존 입장 되풀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 차량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등 사건 재판에 증인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12.1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용산을 찾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군 장성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윤 전 대통령은 본인 생일날인 18일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계엄군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5분께 수척한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보인 윤 전 대통령은 증인 선서 이후 자리에 착석했다. 윤 전 대통령 정면 우측 피고석에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이들의 변호인들이 자리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로 수많은 군인이 구속돼 수사받고 인사조치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있느냐'는 여 전 사령관 측 물음에 "제가 아는 군 간부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법정에 나오는 걸 보고 안타깝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제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이라며 "미안한 생각이 들고,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돌아가 밤 늦게까지 기도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방첩사 인사 조치에는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에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순 없는 것 아닌가"라 반문하며 "방첩사는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한 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걸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적인 기관들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선 무도한 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국회 통제 등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북을 친다는 개념으로 계엄을 한 것"이라며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못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 과정에서 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재판에 앞서 "검찰 측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기소를 남발한다"며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후 군검찰이 '과한 음주로 기억이 나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게 질문하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도 했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대통령실 청사와 불과 200여m 떨어진 영내에 위치해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용산을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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