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시연 인턴기자 = 중국에서 배달 노동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단편 영화가 공개 직후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국영방송이 대형 배달 플랫폼과 함께 제작한 해당 영상이 배달원의 현실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난 28일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에이투안과 함께 3분 분량의 단편 영화를 공개했다. 영화는 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직장을 그만두고 음식 배달원으로 전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남서부 윈난성 다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배달 노동자의 일상을 평온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앨런'은 배달 일이 수입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할 자유와 원할 때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고 설명한다.
그는 일을 시작한 지 석 달 만에 새 카메라를 살 만큼의 돈을 모았고, 배달 중 촬영한 사진들로 개인 사진전까지 열게 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의 음식 배달 기사는 1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 기간 동안 임시직으로 배달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보험 미가입, 악성 리뷰에 따른 불이익, 플랫폼이 부과하는 벌금, 알고리즘 기반의 과중한 업무량 등으로 인해 ‘위험한 직업’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영화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면서도 경치를 감상할 시간이 있다고? 이 광고를 만든 사람은 돼지인가", "단순한 생존을 동화처럼 만들고 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은 CCTV 공식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에이투안과 CCTV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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