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원전, 진지한 토론없이 진영 싸움만…과학적 논쟁해야"

기사등록 2025/12/17 17:38:24

기후부 장관 등 답변에 "당적없는 사람이 말하라" 요구도

"네 편 내 편 왜 가리나…과학자들도 편 가르기 희한해"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의 실효성을 점검하며, 원자력 발전 문제가 진영 논리가 아닌 과학적 논쟁의 영역에서 이루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후에너지부·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업무보고에서 사용후핵연료 발생 현황과 재처리 기술 실익을 집중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과 협상을 해서 우라늄 농축이나 핵 재처리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제가 문외한이지만 일설에 의하면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부피가 확 줄어서 보관 장소가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하는데 맞나. 별로 안 줄어든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떤 게 진짜냐"고 물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기후부는 재처리를 통해 사용후핵연료의 부피를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반면, 원자력환경공단은 국내 재처리 방식을 통해선 부피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은 "뽑아내봐야 플루토늄 양이 얼마 안 돼 부피가 많이 안 줄 것 같다"며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도 부피가 안 줄어들고 보존 관리 비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면 뭐 하려고 미국과 열심히 싸워서 이런 걸 확보하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당적이 없는 전문가 답변을 요구했다. 김성환 기후부장관과 김현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위원장의 답변에 "둘 다 정당이 있지 않나. 가만히 있어 보라", "당이 없는 사람이 이야기해 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참 웃기는 현상인데 우리 사회가 이제 토론도 없이 편만 먹고 싸우지 진지한 토론을 잘 안 하다 보니까 진실이 아닌 게 진실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자력 발전 분야에 효율성이나 타당성, 필요성을 진지하게 토론하는 게 아니라 편 가리기 싸움하듯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있는 것 다 털어놓고 네 편이니 내 편이니를 왜 가리나. 과학적 논쟁을 하는 데 희한하게도 과학자들도 편이 있더라"고 했다.

한국원자력기술원이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가능성은 없으며, 재처리를 하더라도 10만년 이상 초장기 폐기물 보관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이해했다.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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