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특급호텔 셰프 출신 서귀생 본부장, 초대형 레스토랑 '컬리 푸드페스타' 기획한 숨은 이유는

기사등록 2025/12/17 09:57:27 최종수정 2025/12/17 10:04:37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 오프라인 미식축제 '컬리 푸드페스타 2025' 기획

18~21일까지 마곡 코엑스서 개최 "좋은 상품, 왜 좋은지 고객 직접 만나서 설명"

"단순전시장 아닌 초대형 레스토랑이자 살아있는 상품설명서…오프라인 체험형 축제"

[서울=뉴시스]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 (사진=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컬리푸드페스타'는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파는 행사가 아닙니다. 컬리가 고객에게 보내는 애정 표현이죠. 좋은 상품이 왜 좋은지 직접 만나서 설명하고, 경험을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컬리가 마곡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컬리푸드페스타는 단순 전시장이 아니라 초대형 레스토랑이자 살아있는 상품 설명서다.

수백 개의 상품이 조리되고, 맛보고, 설명되는 이 공간은 브랜드마다 각각의 메뉴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거대한 레스토랑을 기획한 인물이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이다.

서 본부장을 지난 12일 만나 올해 컬리 푸드페스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컬리의 숨은 이야기를 들었다.

웨스틴 조선호텔의 프렌치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 셰프였던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은 어느날 회사의 제안으로 프라이팬 대신 기획서를 들고 전 세계 곳곳의 맛있는 것들을 경험하고 모았다.

2017년 컬리에 이직한 이후에는 음식과 어울리는 소스부터 식탁 위에 함께 오르는 소품까지 그와 MD들이 직접 발굴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푸드페스타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을 만든다"는 컬리의 표현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서 본부장은 "푸드페스타는 단순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넘어, 컬리가 쌓아온 상품 기획력과 품질을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는 체험형 축제"라며, "쉽게 말하면 컬리를 눈앞에서 경험하는 자리"라고 정의했다.

온라인 중심 사업 구조상 고객과 직접 만날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이번 페스타는 컬리의 상품과 철학을 오감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번 푸드페스타에는 총 109개 파트너사가 참여한다. 이 중 51개는 신규 브랜드다.

지난해보다 참여 브랜드 수는 줄었지만 서 본부장은 이를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같은 공간에서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각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의 밀도를 높이고 싶었다"며 "각 브랜드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와 상품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 . (사진=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컬리는 이번 행사를 단순히 맛있는 것들을 먹어보고 지나가는 시식 자리가 아니라, 오감을 통해 브랜드와 상품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번 푸드페스타에서 컬리는 '라이스테이블'을 통해 쌀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지난 푸드페스타 개최 당시 계란의 난각 번호 등을 고려해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처럼 쌀을 '취향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라이스테이블에서는 쌀의 품종별 설명과 시식을 통해 관람객들이 쌀의 식감과 향, 맛의 차이를 경험하고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서 본부장은 "쌀은 품종과 재배 환경에 따라 식감과 풍미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컬리는 미식의 세계에서 고객을 안내하는 도슨트 역할을 맡는다고 생각해달라"며 "쌀 품종마다 갖는 고유한 특징을 느낄 수 있도록 소개하고 내년에는 햅쌀과 고시히카리 등의 일부 품종만 알고 있는 고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컬리가 엄선한 블렌딩 상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페스타를 단순히 먹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차분히 들어보면 더 경험이 풍부해진다"고 밝혔다.

실제 푸드페스타 현장에는 이연복, 정지선, 정호연 등 유명 셰프들과 컬리가 협업해 선보인 상품들을 직접 조리·시연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완성된 요리를 맛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셰프의 조리법과 함께 해당 제품을 개발한 배경과 재료 선택의 이유, 집에서 어떻게 즐기면 좋은지까지 설명이 이어진다.

컬리는 푸드페스타 기간 동안 앱과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도 병행할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상품이 온라인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QR을 통해 컬리에 접속해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컬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맛과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국내 소비자에게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는 데 가치를 둔다.

서 본부장은 좋은 트러플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 생산지를 직접 방문해 생산자가 두 마리 개와 산 속을 누비며 채취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확인하기도 하고 방송인 기안84가 미국에서 즐긴 보일링 씨푸드를 집에서도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3~4개월 이상 맛보며 개발에 공을 들인다.

그와 컬리 MD들은 테스트 끝에 내놓은 상품을 두고 고객이 "현지에서 먹었던 것과 똑같다", "여행지에서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등의 후기를 전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서울=뉴시스] 서귀생 컬리 상품마케팅 본부장. (사진=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컬리에게 고객 후기는 가장 중요한 경영 가이드다.

과거에는 매주 회의에 고객의 의견을 발췌해 참고했지만, 지금은 후기는 물론 SNS·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며 최신 트렌드를 읽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컬리는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모방이 아닌 정통성과 품질을 갖춘 K푸드 활성화와 해외 진출에 앞장설 계획이다.

미국 역직구 서비스인 컬리USA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K푸드를 선보이며, 가격을 낮추되 품질은 양보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서 본부장은 "컬리의 진심을 푸드페스타를 찾는 관람객과 컬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국내외 모든 고객들이 알아주면 좋겠다"며 "먹는 경험은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건강, 가족과의 유대, 시간, 그리고 행복까지 연결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 르웨스트에서 열린 컬리 푸드페스타 2024 방문객들이 다양한 F&B 브랜드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2024.12.19.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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