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수입 10조 외환위기 이후 최대…투자 열풍에 김치 프리미엄까지[세쓸통]

기사등록 2025/12/14 10:00:00 최종수정 2025/12/14 10:22:23

산업부, 금 수입 동향…올해 누적 73.3억불 221%↑

원인은 '금 ETF 투자' 증가…운용사, 현금 구매 강제

ETF 상품 자산 급등…'김치 프리미엄'까지 영향 미쳐

금융 당국, 금 기초자산 금융상품 투자 '소비자 경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금 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를 찾은 한 고객이 금 시세를 살펴보고 있다.2025.10.10. 20hwan@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최근 금 투자 열풍으로 금 수입이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금 투자 수요가 늘며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렸는데, 금 ETF는 일정 규모의 실제 금을 보유해야 하는 구조여서 금 수입 증가에 더 불이 붙은 것입니다.

14일 산업통상부의 '최근 금 수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금 수입은 73억3000만 달러입니다.

한화로 따져보면 약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가 급증했습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던 지난 1997년 65억1000만 달러가 수입된 이래로 28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월별로 보면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집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금 수입액의 절반가량이 10~11월 두 달 동안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0월에는 1년 전보다 803% 증가한 21억 달러가, 11월에도 468% 늘어난 14억6000만 달러가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종=뉴시스]1990년 이후 금 수입 추이(억불) 그래픽이다.(사진=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부는 이런 금 수입 폭등의 원인으로 금 ETF 투자 열풍을 지목합니다.

금 ETF 운용사는 가입 금액의 99% 이상을 현물 금 구매에 활용해야 합니다.

금 구매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금 현물 가격 등락률과 ETF 자산 총액 등락률 간에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 상장폐지 위험이 있기에 사실상 금 구매를 강제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금 ETF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최근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구체적으로 'ACE KRX금현물'은 지난 12일 기준 시가총액 3조43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62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3조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올해 6월 상장한 'TIGER KRX금현물' 역시 9092억원으로 6개월 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순자산액을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국제 금 가격보다 국내 금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는 일명 '김치 프리미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금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한국 내 금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돼 차익 거래를 위한 수입 수요도 일부 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종=뉴시스]과거 5년간 금 괴리율 현황 (2021년 1월1일~2025년 10월14일)(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 당국은 국내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은 ▲금 투자 상품의 기초자산이 국내 금 가격을 추종하는지,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지 확인 ▲국내 금 가격은 평균적으로 국제 금 가격에 수렴한다는 점 등을 유의사항으로 안내했습니다.

최근 5년간 국제 금 가격과 국내 금 가격의 괴리율이 10%를 초과한 기간은 단 두 차례뿐이라며, 경험 통계상 괴리율이 10%를 초과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 투자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외 금 가격 차이를 꼼꼼히 살펴 신중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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