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금 수입 동향…올해 누적 73.3억불 221%↑
원인은 '금 ETF 투자' 증가…운용사, 현금 구매 강제
ETF 상품 자산 급등…'김치 프리미엄'까지 영향 미쳐
금융 당국, 금 기초자산 금융상품 투자 '소비자 경보'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최근 금 투자 열풍으로 금 수입이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금 투자 수요가 늘며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렸는데, 금 ETF는 일정 규모의 실제 금을 보유해야 하는 구조여서 금 수입 증가에 더 불이 붙은 것입니다.
14일 산업통상부의 '최근 금 수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금 수입은 73억3000만 달러입니다.
한화로 따져보면 약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가 급증했습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던 지난 1997년 65억1000만 달러가 수입된 이래로 28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월별로 보면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집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금 수입액의 절반가량이 10~11월 두 달 동안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0월에는 1년 전보다 803% 증가한 21억 달러가, 11월에도 468% 늘어난 14억6000만 달러가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부는 이런 금 수입 폭등의 원인으로 금 ETF 투자 열풍을 지목합니다.
금 ETF 운용사는 가입 금액의 99% 이상을 현물 금 구매에 활용해야 합니다.
금 구매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금 현물 가격 등락률과 ETF 자산 총액 등락률 간에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 상장폐지 위험이 있기에 사실상 금 구매를 강제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금 ETF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최근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구체적으로 'ACE KRX금현물'은 지난 12일 기준 시가총액 3조43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62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3조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올해 6월 상장한 'TIGER KRX금현물' 역시 9092억원으로 6개월 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순자산액을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국제 금 가격보다 국내 금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는 일명 '김치 프리미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금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한국 내 금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돼 차익 거래를 위한 수입 수요도 일부 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 당국은 국내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은 ▲금 투자 상품의 기초자산이 국내 금 가격을 추종하는지,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지 확인 ▲국내 금 가격은 평균적으로 국제 금 가격에 수렴한다는 점 등을 유의사항으로 안내했습니다.
최근 5년간 국제 금 가격과 국내 금 가격의 괴리율이 10%를 초과한 기간은 단 두 차례뿐이라며, 경험 통계상 괴리율이 10%를 초과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 투자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외 금 가격 차이를 꼼꼼히 살펴 신중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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