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AI 반도체 첫 공공조달 목록에…美 AI 의존도 낮춘다"

기사등록 2025/12/10 16:10:45 최종수정 2025/12/10 17:16:24

트럼프, H200 수출 허용 발표 전 조치

[서울=뉴시스]중국의 가장 큰 기술회사들이은 엔비디아 프로세서의 재고 감소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에 맞서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 없이 자국산 칩으로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길고 어려운 과정을 시작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2025.05.30.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중국 정부가 화웨이·캠브리콘 등 자국 기업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처음으로 공식 공공조달 목록에 올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화웨이, 캠브리콘 등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AI 프로세서를 정부 승인 공급업체 목록에 새로 추가했다.

이 조치는 중국 공공부문에서 국산 반도체 사용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중국 반도체 업계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규 매출을 안겨줄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전에 이뤄졌다.

다만 FT는 이런 허용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의 일부 반발과 중국 당국의 대응에 따라 실제 수출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AI 칩이 포함된 '정보기술 혁신 제품 목록'은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IT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 정부 부처, 공공기관, 국유기업이 어떤 제품을 우선 조달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이후 외국산 IT 제품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보도에 따르면 AMD·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대체할 자국산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대신할 국산 운영체제(OS) 등도 이미 추가됐으며, 그 결과 중국의 각급 정부 청사,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과 국유기업에서 외국산 기술 제품이 점진적으로 퇴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AI 칩을 조달 목록에 새로 올린 것은 중국산 칩 성능이 미국산 제품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올라왔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AI 반도체 분야에 정책·재정 지원을 집중해 왔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텐센트 등 대형 IT 기업이 사용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일부 데이터센터 전기요금을 최대 절반까지 깎아주는 보조금을 확대했다.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국산 반도체를 쓸 경우 늘어나는 전력 비용을 세금으로 보전해주며 국산 칩 채택을 유도하는 것이다.

공업정보화부는 F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FT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맞서 미국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고 미·중 AI 경쟁 구도 속에서 국산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베이징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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