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넘어 로봇으로"…현대차, 글로벌 로봇 제조 강화

기사등록 2025/12/09 11:43:13

미국, 국가 로봇 전략 본격 논의

산업·보안·물류 중심 로봇 확산 예상

현대차, 피지컬 AI로 로봇 전환 가속

로봇 지능·센서·제어 기술 내재화

글로벌 제조 경쟁 구도 재편 전망

[서울=뉴시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스팟 다리 부품을 들어 접는 동작을 구현하는 모습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유튜브 채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로봇은 미국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백악관과 국가 로봇 전략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버트 플래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미국 정부와 '국가 로봇 전략'을 논의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 제조국이 저임금 구조로 우위를 유지해왔지만,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이 생산성 격차를 빠르게 좁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래터 CEO는 특히 "보안·물류·공공 부문이 로봇 도입을 먼저 이끌 것"이라며 "산업용 로봇 확산을 거쳐 5~10년 내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본격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Pleos) 25'에서 참관객들이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의 주요 제어기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5.03.28. jhope@newsis.com

◆로봇 패러다임 중심 위치
이처럼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이 흐름의 중심에 서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자동차 기술에 AI·센서·로봇 제어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 AI(물리적 AI)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제조 경쟁의 무게 중심을 로봇으로 옮기고 있다.

현대차의 피지컬 AI 전략은 차량 분야에서 축적된 소프트웨어 정의차(SDV)·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을 융합하는 구조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대형 언어모델(LLM) 기반의 언어 이해를 넘어 물리 세계를 해석하는 로봇 지능(온톨로지 AI)을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서·지도·경로 판단·보행 제어 등 자율주행 역량이 로봇에 그대로 활용되며 경쟁사를 앞설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범용 이동 플랫폼 모베드(MobED)도 피지컬 AI 전략의 핵심 사례로 꼽힌다.

독립 제어가 가능한 4개 휠과 초저중심 구조를 적용한 MobED는 실내·실외 환경에서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하며 약 150kg의 하중을 운반할 수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 라이다, IMU 기반의 정밀 센싱 기술이 결합돼 산업현장·물류센터·환자 이송·가정용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의 공통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평가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있는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마크 테어만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전략책임자(CSO) 링크드인) 2025.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차서 쌓은 대규모 양산·관리 능력
현대차가 로봇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자동차 기업 특유의 대규모 양산·품질 관리 능력,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제조 공급망 역량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다.

로봇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뿐 아니라 기계 설계·부품 호환·내구성·안전성 검증 등 완성차 제조와 유사한 공정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대량 생산 경험이 있는 완성차 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전기차·수소차·SDV뿐 아니라 로봇을 축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며 기술 확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자동차를 넘어 로봇까지 아우르는 기술 트리와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완성차 기업"이라며 "글로벌 제조 경쟁의 기준이 로봇으로 바뀌는 순간, 현대차 위상도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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