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도입 100일 만에 1000건 쌓인 GS건설 '성공 사례'
"예약 변경까지 알아서"…LG유플러스의 완결형 상담
"AI는 사람 대체 아니라 함께하는 것"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상무)이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소개한 사례다. 비개발자도 챗GPT와 함께라면 손쉽게 프로토타이핑(서비스 초기 버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100일 만에 1000건 쌓인 GS건설 '성공 사례'
GS건설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한 곳 중 하나다. 그 결과 일간 활성 사용자 비율 94%,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 99%를 기록했다. 서 상무는 "오픈AI 측에서 듣기로는 글로벌 탑이라고 들었다"며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동료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따른 현장의 변화는 계속됐다. 안전 관리 직원은 현장 소방 관련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챗GPT와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개선안을 만들어 실제 현장에 적용했다. 서 상무는 "이전 같았으면 손으로 그림 그리고 여러 가지 했을텐데, 챗GPT와 함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 현장에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이런 좋은 사례를 매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건축 영업 담당자가 토목 영업의 좋은 프롬프트와 결과물을 참조할 수 있도록, 기밀 정보를 제외하고 서로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도입 100일 만에 1000건이 넘는 유스케이스(UseCase)가 쌓였다. 서 상무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더 나은 것들을 만드는 여정을 통해 AI를 정말 동료처럼 여기게 됐다"고 전했다.
◆"예약 변경까지 알아서"…LG유플러스의 완결형 상담
LG유플러스는 AI 컨택센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담당(상무)은 "기존에는 굉장히 기능 단위, 부서별로 파편화된 효율화였다면, AI가 들어오면서 전체 기업의 업무 플로우와 워크로드를 엔드투엔드로 잘 묶어서 통합된 경험을 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차이를 설명했다. "병원 예약을 하고 변경해야 하는 니즈가 발생했다고 하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기존 AI 콜봇은 간신히 예약 정보 안내 정도로 끝난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오픈AI와 함께 구현한 컨택센터는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정 상무는 "전자의무기록, CRM 시스템과 연동돼서 예약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제 예약 변경까지 대화를 통해 완료하고, 이후 피드백까지 메시징이나 알림톡으로 드릴 수 있는 완결형 상담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6일 에이전틱 콜봇 스탠다드를 선보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에이전틱 콜봇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의 의도를 해석하고 필요한 지식을 찾아 직접 행동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콜봇의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정 상무는 "과거 상담센터 효율화를 위해 AI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고객 불편을 가중시킨 게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졌었다"며 "비로소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컨택센터 구축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사람 대체 아니라 함께하는 것"
다만 이 같은 AI 도입 확산과 함께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 상무는 이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AI 전환이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오해를 많이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과 AI가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 상무는 "기성 세대는 이미 도메인 지식을 갖고 있어서 AI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입사원 레벨의 청년 세대들에게는 어떤 새로운 기회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지 각 기업과 정부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새로운 세대 격차가 아닌 아름다운 동행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 상무는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만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끌어가는 것도 좋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과 어떻게 지혜롭게 협업해서 우리나라의 AI 역량이 더 확대 발전될 수 있을지를 정부를 포함해서 기업들, 그리고 빅테크가 함께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는 "경제적으로 가치가 큰 일의 대부분이 기업 안에서 이루어지므로 AI의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는 기업의 AI 전환을 통해 가장 크게 실현될 수 있다"며 "오픈AI 코리아가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돕는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100만 개가 넘는 기업이 오픈AI의 기술을 도입해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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