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집값 1년 새 22.7% 폭등, 전국 1위
일자리·교통·신축 3박자에 ‘제2의 판교’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과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전용 84㎡ 기준 30억원 돌파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고가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서울 강남권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2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2024년 9월~2025년 10월) 동안 과천 아파트값은 22.7% 급등, 전국 시·군·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강남구(20.4%)와 분당구(14.9%)는 물론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9.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동산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분당보다도 7%포인트 이상 높은 상승폭이다.
거래 현장에서는 이미 ‘국평 30억 시대’가 눈앞이다.
과천푸르지오써밋(2020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 10월 28억원에 거래됐다. 프레스티어자이(2027년 입주 예정) 전용 84㎡ 입주권도 25억7000만 원대에서 손바뀌며 고가 흐름을 이어갔다. 재건축 추진 중인 주공10단지 83㎡ 역시 28억원대 거래가 나오는 등 규제(10·15 대책)와 관계없이 신고가 갱신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앱을 보던 40대 직장인 A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강남 인접 신축’ 정도였는데 이제는 강남을 위협하는 가격 그래프가 보인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과천의 집값 상승을 단순한 서울 인접 효과로 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이다. ‘제2의 판교’로 불릴 만큼 산업 클러스터 성격을 갖추며 도시의 체질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식정보타운에는 IT, 게임, 바이오 기업 등 약 800여 개 기업이 입주하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JW중외제약·광동제약 등 바이오 대기업에 이어, 넷마블 등 4차 산업 중심 기업도 예정돼 있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지속적 수요’가 형성되는 구조가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교통 호재도 겹쳤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예정)은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을 관통하며 강남 접근성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월곶~판교선(월판선) 역시 인덕원역에 정차하고, 위례~과천선(계획)이 개통되면 과천과 송파를 잇는 새로운 도시축이 생긴다. 여기에 이수~과천 복합터널 등 도로망 확충까지 더해지면서 과천은 서울 남부와 수도권 남부의 교통 허브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과천은 재건축 사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공5단지(대우건설), 주공8·9단지(현대건설), 10단지(삼성물산) 등이 브랜드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경마공원역·선바위역 일대 3기 신도시 과천지구 개발도 본격화됐다.
도시 전역이 구축에서 신축으로 교체되는, 수도권에서도 보기 드문 ‘전체 리빌딩’ 구조가 형성돼 장기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과천이 과거의 ‘거쳐가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가 됐다”며 “고소득 기반 수요가 뚜렷해지면서 집값 하방 경직성이 매우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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