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 유착 의혹 정점' 한학자 재판 12월 본격 시작…보석심문도

기사등록 2025/11/21 13:11:24 최종수정 2025/11/21 14:20:23

12월 1일 첫 공판…윤영호 증인신문 계획

한학자 보석 심문도 같은 날 진행될 예정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의 정식 재판이 내달 1일 본격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1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한 총재는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 역시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 달 1일 첫 정식 공판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정식 공판에서는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은 진술을 거부하겠단 입장이라고 변호인은 밝혔다.

한 총재의 보석 심문도 같은 날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한 총재는 지난 14일 재판부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그는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안과 수술을 받고 구치소에 재수용된 바 있다.

한 총재 측은 고령에다 시술 후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보석 심문에서도 이 같은 취지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와 함께 기소된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모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목걸이를 전달한 것은 인정하나, 구체적 사실관계는 부인하고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의견서를 이날 제출했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에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와 피고인 측은 증거 동의 여부와 기일 지정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검팀은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변호인에 대해 "문자 메시지나 통일교 업무 문건 전부 부동의했는데 사실상 소송 지연을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부동의한 의견을 밝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소송 지연을 위해 불필요한 부동의를 남발한다는 취지인데 듣기 거북하다"고 맞섰다.

주 2회 재판 진행에 대해서도 한 총재 측은 "(한 총재가) 구치소에 있어 주 2회 진행을 하게 되면 의견을 물을 수도 없다"고 한 반면, 특검팀은 "한 총재 측 변호인단은 특검 발족 전부터 선임됐고, 대부분 증인이 통일교 신도라 준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2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우선 주 1.5회꼴로 재판을 진행하겠단 의견을 밝혔다.

'쪼개기 후원' 관련 공소사실에 대해서 재판부는 특검팀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려면 형사처벌이 전제돼야 한다"며 "헌법에 국교분리 조항이 있지만, 관련해 종교단체가 정치자금을 교부하는 것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이 있는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총했다.

앞서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통일교 본부장 등과 공모해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넸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한 총재 등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 형태로 교단 자금 1억원가량을 전달한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 등을 건넨 혐의 등도 받는다.

한 총재는 지난 9월 구속됐고, 이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는 지난달 그를 재판에 넘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