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도시락싸니 피곤…파업 안 했으면"
"권리 주장 이해…하루이틀 김밥 먹어도 된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용윤신 정예빈 기자 = 급식 노동자를 포함한 학교 비정규직 파업이 시작하면서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급식이나 돌봄에 차질이 빚어지는 학교의 학부모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국회 앞에서 총파업대회를 열고 권역별 릴레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이날 서울·인천·강원·충북·세종을 시작으로 21일 호남권과 제주, 12월 4일 대전, 충남, 경기, 12월 5일 영남권이 파업에 들어간다.
이번 파업은 기본급 인상, 명절휴가비, 방학 중 무임금 생계 대책 등의 안건을 놓고 사측인 교육당국과 노동자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10만 조합원 중 약 4만명 이상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례적인 파업 방식(권역별 릴레이)을 채택했다"며 "그 이유는 학부모와 학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파업권과 그 효과를 훼손받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맞벌이를 하는 가정을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맘카페 등에서는 해당 학교의 파업 참여 유무, 대체 급식 종류 등을 공유하며 대책을 논의하는 글 들이 올라오고 있다.
강원 삼척 한 맘카페에서는 "우리 아이는 소화기관이 약하고 빵 먹으면 두드러기 올라와서 도시락을 보낸다"는 글이 올라왔다.
21일 파업 예정인 광주광역시 한 맘카페에서는 "올 것이 왔다", "(아이가 도시락을) 싸달라고 한다. 금요일 아침 출근 전부터 불태울 것 같다"는 글도 있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반복되는 학교 파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서울의 한 학부모는 "급식 파업으로 오후 1시에 하교를 하라고 한다. 아이들 끼니 문제만큼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선순위가 돼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 없이 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게 마음에 걸린다"며 "급식 파업 역시 권리의 문제는 존중하지만 그 결과가 계속해서 학생들의 공백과 굶음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이게 정말 합리적인 의식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의 또 다른 한 맘카페에서는 "도시락을 싸달라고 해서 일찍 일어나 싸서 보냈더니 피곤하다"며 "엄마 입장에서는 파업 안 했으면 좋겠다"는 글이 보였다.
반면 노동자들의 권리 등을 고려하면 하루 정도의 파업은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소재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장기간이 아니고 며칠 그러는 건, 그분들도 권리를 주장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며 "잠깐은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세종 소재 한 학부모도 "급식 노동자들도 누군가의 부모라 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플텐데 그럼에도 파업을 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7년째 파업을 하는 이들이 그렇게 해서라도 파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감내할 수 있다. 애들이 하루 이틀 김밥 먹는 건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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