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ON, '내러티브' 주제로 영화·웹툰·애니 창작자도 참여
게임·비게임 경계 허문 흐름…IP 확장 전략이 지스타 바꿔
게임을 넘어 여러 장르의 콘텐츠 제작자들이 참여하면서 지스타는 단순 게임 전시회가 아닌 대규모 콘텐츠 행사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스타조직위원회가 지난 13일부터 양일간 개최한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 'G-CON 2025'는 게임 산업 주요 화두인 '내러티브'를 메인 테마로 삼아 대담과 토론 중심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게임뿐 아니라 영화·웹툰·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가 가진 힘을 탐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을 넘어 영화·웹툰·애니까지…국내 대표 게임 행사의 새로운 도전
글로벌 게임 전시회답게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발더스 게이트 3',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게임 핵심 개발자들이 G-CON에 참여해 경험과 철학을 공유했다.
이 가운데 게임 외 창작자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김태성 음악 감독은 '게임과 영화, 음악으로 구축하는 내러티브의 힘' 세션에서 음악이 어떻게 서사를 구축하고 감정을 설계하는지에 대해 본인의 제작 경험을 공유했다.
변성현 감독은 '블랙코미디로 시대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감각적인 창작에 대한 방법론을 게임 산업 종사자에게 전했다. 변 감독은 사실과 허구를 교차시키며 사회를 풍자하는 독특한 내러티브 구조를 선보이면서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창작자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하나의 서사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노하우부터 지식재산(IP) 확장 가능성 등을 전달했다.
'이노센트'를 그린 사카모도 신이치, '무사만리행'을 그린 운, '죽음에 관하여'로 유명한 시니(본명 김신희) 작가 등 만화·웹툰 작가들은 '만화와 웹툰 - 경계를 넘어선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각 장르가 서로에게 주는 영향과 미래 확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게임 IP 확장이 불러온 지스타의 변화
예를 들어 넷마블이 개발 중이며 이번 지스타에 출품한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는 웹소설·웹툰·애니메이션 어디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윤회의 잔 이후 성진우가 차원의 틈에서 군주들과 27년간 전쟁을 벌인 시기'라는 세계관을 게임에서 최초로 본격 확장했다. 원작이 비워둔 시간대를 게임이 채우는 구조로 IP 확장 방식이 더 이상 원작 재현을 넘어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는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게임 개발은 더 이상 게임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물로 확장하는 종합 콘텐츠 제작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지스타 주최 측도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새로운 방향으로 보고 있다. 게임 기술·시연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세계관·스토리·IP 비즈니스·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모두 아우르는 구조로 확장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지난 13일 개막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지스타 핵심 콘텐츠로 G-CON을 꼽았다. 그는 "게임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웹툰 등 다양한 분이 온다. 내년에는 더욱 더 발전해서 G-CON 영향력이 B2C, B2B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게임 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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