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가 전기차 쇼룸으로…오사카에서 본 현대차의 재도전[현장]

기사등록 2025/11/06 12:00:00 최종수정 2025/11/06 13:40:25

현대차, 오사카 한복판에 전기차 쇼룸 오픈

섬세한 일본 고객 위한 출고 전용 공간 운영

시승 중심 서비스로 브랜드 신뢰 확장 노력

실적 꾸준히 개선…현지 시장 공략에 탄력

[오사카=뉴시스] 박현준 기자 = 지난달 30일 현대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CXC) 모습. 시승차 아이오닉 5와 코나 EV가 전시되어 있다. 2025.11.06 parkh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사카=뉴시스]박현준 기자 = 일본 오사카의 중심지 도톤보리에서 도보로 10분 남짓, 번화한 거리 한가운데 자리한 '현대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CXC·Customer Experience Center)'는 과거 유명한 주유소가 있던 자리다.

기름 냄새로 가득하던 공간은 이제 전기차를 전시하는 쇼륨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5월 복합 고객체험 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현대차의 일본 재도전의 상징하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30일 찾은 센터는 외관 전체가 통유리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을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었다.

◆통유리 쇼룸…'보이는 출고식'으로 시선 사로 잡다
내부는 전시존, 상담존, 충전존, 출고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는 아이오닉 5와 인스터(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가 전시돼 있었고, 시승차로는 코나 EV가 준비되어 있었다.

센터의 핵심은 단연 '출고존'이다. 도로변 통유리를 통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이곳을 담당하고 있는 코테가와 쥰이치 시니어 매니저는 "일본 소비자에게 브랜드 노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사카=뉴시스] 현대차 일본법인(HMJ) 고객경험센터(CXC) 오사카에서 출고 대기중인 아이오닉 5.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은색 아이오닉 5 한 대가 출고를 앞두고 있었다. 한쪽 벽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지나가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일본 소비자들은 차량을 구매하기 전 기능을 꼼꼼히 따지는 편이라고 한다. 두꺼운 차량 설명서를 미리 숙지하고 방문해 출고 전 기능을 직접 시험해보며 직원에게 사용법을 세세하게 묻는 경우도 다반사다.

직원들은 전기차가 낯선 고객을 위해 V2L(차량 외부 전력 공급)이나 충전 방식 등을 하나하나 알려준다. 이 때문에 차량 출고는 대체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이상이 소요된다.

시승 문화도 독특하다. 일본 고객들은 차량을 결정하기까지 여러번 시승을 반복하며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한다. 이곳에선 한 고객이 최대 5번까지 시승한 사례도 있다.

현대차 일본법인(HMJ)에 따르면 시승 고객 중 약 5%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간에 '브랜드 신뢰도'를 쌓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오사카=뉴시스] 코테가와 쥰이치 HMJ CXC 오사카 시니어 매니저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작지만 의미있는 성장…일본 시장 재도전의 불빛
출고가 없는 날에도 출고존 불은 꺼지지 않는다. 직원들은 시승차를 유리벽 앞에 세워 조명을 밝게 켜둔다. 인근 식당가를 오가는 행인들이 자연스럽게 전기차를 구경하며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인식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센터의 인기 모델은 단연 인스터다.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한정된 일본 도심 환경에서는 소형 전기차의 인기가 높은데, 30~40대 부부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스터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8㎞(라운지 트림 기준)로, 경쟁 모델인 닛산 '사쿠라'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사쿠라에서 인스터로 차량을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나 EV와 아이오닉 5는 공간 활용성과 주행 안정성이 높아 패밀리카로 호응을 얻고 있다. 시메기 토시유키 HMJ 법인장이 코나 EV를 다음 주력 모델로 점찍은 만큼, 현지 시장 공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HMJ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648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618대)를 넘어섰다. 절대적인 수치가 크지 않지만, 자국 브랜드 중심의 일본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다.

코테가와 매니저는 "오는 2030년까지 일본 주요 제조사들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현대차의 전동화 라인업 판매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